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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09년 FA 11명의 운명을 점쳐본다

by 푸른가람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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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가 9일 2009년 FA 신청선수 명단을 구단에 공시했다. 당초 27명의 FA 자격선수중 김재현, 이진영(SK), 이종열, 최동수, 최원호(LG), 박진만(삼성), 홍성흔, 이혜천(두산), 이영우(한화), 손민한(롯데), 정성훈(히어로즈) 등 11명만이 FA 신청을 했다. 한화의 정민철이 신청을 하지 않은 것, LG에서 3명이나 신청한 것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SK는 김재현, 이진영 모두와 계약할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시리즈 2연패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구단과의 사이도 좋은 편이라 팀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이진영의 일본진출 정도일 뿐, 그나마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LG에선 올해 처음으로 자격을 획득한 최동수 외에 이종열, 최원호가 FA 신청을 하긴 했지만,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올겨울 스토브리그 최대의 '큰손'으로 점쳐지고 있는 LG의 팀 내부사정상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두 선수 모두 타팀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성적으로 올리진 못한 상황이라 그동안 LG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최동수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야구에 눈을 떴다. 오른손 거포가 필요한 팀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이적 보다는 잔류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박진만은 삼성에서 놓아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올시즌 역시 외부 FA 영입은 없는 것으로 결정이 난 상태기 때문에 내부 전력 극대화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박진만이 있다. 올시즌 타격성적도 보잘것 없었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박진만이 없는 삼성 내야를 이젠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내년에도 선동열감독의 '지키는 야구'는 계속될 것이고, 그러자면 박진만이 꼭 있어야 한다. 박진만의 의지에 달린 문제겠지만 엄청난 보상금액까지 부담하면서 그를 데려갈만한 구단이 딱히 보이지도 않는다.

두산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홍성흔과 이혜천 모두 올시즌 큰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투타를 이끌었다. 김동주의 해외진출 여부도 변수다. 김동주가 일본으로 떠난다면 두산이 급해질 것이다. 공격력 저하를 막기 위해 홍성흔의 존재는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다. 홍성흔은 지난해 지명타자로의 보직 변경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다. 아직도 포수 자리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두산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겠지만, 포수 자리를 보장하고 적정한 연봉까지 얹어줄 구단이 나온다면 흔들릴 지도 모른다.

이혜천에 대해선 거의 손놓고 있는 듯 보인다. 본인의 일본진출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 일본에서 흘러나오는 소식마저 두산엔 부정적이다. 비록 제구력이 언제나 문제긴 하지만 공의 위력만으로만 치자면 국내 좌완투수 가운데 손꼽히는 선수니 만큼, 일본진출에 실패한다해도 두산을 떠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손민한은 롯데를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마운드의 수호신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신임이 두텁다. 손민한 자신이 부산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쉽사리 다른 배로 갈아타기 힘들다. 적지 않은 나이도 부담스럽다. 올시즌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위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FA 시장에선 불리한 점이다. 롯데에서 섭섭지 않게 대접만 해준다면 최동원, 윤학길과 같은 롯데 에이스 비운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한화 이영우는 팀 잔류 가능성이 높고, 정성훈(히어로즈)은 정반대 입장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올시즌 성적도 눈에 띌 정도도 아니기에 이영우는 한화와의 우선협상기간에 올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팀 공헌도가 있으니  한화에서도 매정하게 내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타로의 활용도도 아직 높은 편이다.

정성훈은 이미 마음이 떠난 듯 보인다. 올시즌 성적을 보면 그가 예전의 정성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진했다. 혹자는 '태업'이라고 표현했다.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정성훈에게는 새로운 무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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