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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K감독은 해도 대표팀 감독은 못하겠다는 김성근감독

by 푸른가람 200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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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계는 제2회 WBC 대회 감독직 선임을 놓고 말들이 많다. 수많은 설들이 설왕설래했다. 당초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감독인 김경문감독이 유력시됐었다. 그러나 김경문감독은 대표팀 때문에 소속팀을 너무 오래 비웠다며 한사코 고사했다. 대표팀 선발을 둘러싼 논란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궈낸 전승 우승의 공을 인정받은데다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패한 덕분에 감독 후보에서 발을 뺄 수 있었다.

유력한 후보는 김성근감독 한명 뿐이었다. '야신'으로 불리며 야구에 관한한 그 누구도 그의 명성을 넘볼 수 없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에 1패후 4연승하며 2연패를 일궈냈다. 일본야구에도 능통해 숙적 일본과의 승부에서도 유리하다. 모든 면에서 김성근감독은 적임자로 손색이 없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마음을 주질 않았다.

김성근감독이 말했다. WBC감독직을 수행하기에는 건강상 문제가 있다 했다. 혈압이 높다 했다. 지난해 전지훈련 캠프에서도 응급실에 세번이나 실려갔다 했다. 정규리그에 비해 기간은 짧지만 스트레스는 몇배나 더할 WBC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기에는 자신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또 얘기했다. 후배 김인식감독에 대한 언급이었다. 시즌 중반 아픈 부위(뇌경색)가 많이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다 했다. 더구나 제1회대회 경험이 있으니 그가 적임자라 했다.

몸이 아픈 사람에게 힘든 감독직을 강요할 순 없다. 노령의 김성근감독도 그렇고, 비교적 젊은 선동열감독의 경우도 그렇다. 그러나 핑계가 궁색하다. 대신 감독감으로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가? 현장에서 겪는 수많은 스트레스 탓에 쓰러졌던 분이다. 아직도 여전히 그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그 힘든 자리를 넘기고 건강상의 이유를 달기만 하면 끝인가?

좀더 솔직해지는게 좋을 것 같다. 재일동포로서 겪은 수많은 차별과 한국야구의 주류가 되지 못했기에 감수해야만 했던 서러움이 감독직을 거부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정말 건강이 문제라면 SK구단으로선 차기 감독감을 지금 당장 물색해야 할 긴급상황이다. 길어야 한, 두달 정도의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지 못할 건강상태라면 페난트레이스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김성근감독이 얘기했다. 그래서 코치들에게 맡겼다 했다. 몇번이나 탁자에 누워 있었고 위태로운 고비가 있었다 했다.

코치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맡기고 쉴 수 있었다 한대도 말이 안된다. WBC 대표팀에도 각 분야별로 코치들이 선임된다. 감독 혼자 하는게 아니다. 김인식감독도 6명의 코치명단을 KBO에 알려주고 선임을 요청했다 한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야구인들로 진용이 꾸려질 것이다. 김성근감독의 말대로 그들에게 맡기면 되지 않는가? 김성근감독의 설명은 자가당착이다. 대표팀 감독을 맡을 자신이 없는 건강상태라면 SK구단과 재계약해서는 안된다.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근본 문제인가? 김성근감독은 진솔하게 얘기하길 바란다. 무엇이 마음에 안드는지, 무엇이 그를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리에 앉기를 망설이게 하는지 야구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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