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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롯데 덕분에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지만..

by 푸른가람 2008.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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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벼랑끝에서 겨우 구명줄을 잡고 기어 올랐다. 그 구명줄은 다름아닌 '롯데'가 보내준 것이었다. "우리가 남이가~" 하는 정서 때문은 전혀 아니었겠지만 삼성 선동열감독으로선 놀란 가슴을 쓸어낼 수 있게 되었으니 나중에라도 최기문선수 만나면 술이라도 한잔 사야할 것 같다.

현재 전력으로 봤을 때 자력으로 4강 진출하기 어려운 팀은 사실 한화가 아니라 삼성이다. 4강행 확정에 몇승 남았다 하는 것은 그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오늘 경기까지 한화는 3경기를, 삼성은 4경기를 남겨 놓고 있었다. 한화가 3경기를 모두 이긴다해도 삼성이 반타작만 해도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 확률로 본다면 누가 봐도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다.

그런데 삼성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 반타작마저 장담하기 힘들다. 오늘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삼성은 투타 모두에서 힘의 열세를 여실히 드러내며 완패했다. 이러다 잠실 3연전을 스윕당할 위기에 처했다. 내일 경기마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두산은 이승학을, 삼성은 이상목을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의 한껏 물오른 방망이를 이상목이 노련한 투구로 잠재울 수 있을까?

타선은 더욱 참담하다. 프로 원년부터 삼성의 자랑은 공격력이었다. 비록 허약한 투수력으로 매번 정상 일보직전에서 쓰라린 패배의 눈물을 흘렸다지만 장효조, 이만수, 이승엽, 장효조라는 프로 최고의 타자들로 대표되는 타선은 삼성의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선동열감독 부임이후 삼성은 확연히 달라졌다. 투수력을 중시하는 감독의 성향탓에 타력은 믿을 게 못된다는 비이냥을 들으며 서서히 퇴락해 가기 시작했다. 홀로 남은 양준혁이 선산을 지키는 노송처럼 고군분투했고, 어느새 주전으로 성장한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이 괄목상대할 성장으로 팬들을 위로했지만 파워는 확연히 줄어들었고 예전과 같은 날카로움도 사라졌다.

다시 한번 승리의 여신은 선동열감독 편에 섰다. 운을 타고 난 사람인 것만은 확실하다. 겨우 세경기가 남았다.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가을잔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도 계속 주어지는 건 아니다. 오늘처럼 머쓱한 기분은 사양한다. 라디오 중계를 들으며 퇴근하는 길. 정말 맘먹고 까려고 마음먹었지만 그래도 롯데의 역전승 덕분에  오늘도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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