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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12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드라마틱했던 2008시즌을 마무리하다.

by 푸른가람 200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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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드디어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1994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암흑기를 지나 1997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1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이다. 그 긴 세월동안 한번도 강팀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는 것은 한두해 반짝 활약으로 우승고지에 올랐다 하위권으로 쳐지곤 했던 몇몇 팀들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면이기도 하다.

특히 올시즌은 말그대로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쳤다. 2005, 2006년 2년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선동열사단의 삼성은 2007년 포스트시즌에서 한화에 제대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불패신화를 꿈꾸던 선동열감독으로선 충격이었다. 절치부심하며 2008년 시즌을 맞았다. 처음으로 타자를 용병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화에서 크루즈를 데려왔고, 부상에서 회복한 심정수도 있었다. 양준혁 - 심정수- 크루즈로 이어지는 역대 최강의 클린업트리오를 기대하는 언론의 설레발도 있었다. 에이스 배영수도 재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시즌 개막을 앞둔 삼성의 올시즌은 그야말로 장미빛이었다.

그러나 막상 두껑을 열어보니 전혀 예상치못했던 방향으로 시즌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는 예전의 에이스가 아니었다. 심정수와 크루즈는 부상 탓에 양준혁만 홀로 남겨두고 시즌을 접어야 했다. 오버뮬러와 톰 션이라는 외국인투수들은 2군 투수만도 못한 성적으로 '무늬만 용병' 소리를 들으며 가방을 싸야 했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1996년이후 십여년만에 6위까지 떨어졌다. 올시즌은 포기하고, 내년을 기약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손쓸 방도가 없어 보였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비록 리그 전체를 지배할만큼의 위용을 지닌 영웅들은 아니었지만 위기의 삼성호를 구원한 영웅들이 나타났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삼성을 떠났다가 복귀한, 혹은 외국무대에서 쓸쓸히 돌아와야 했던 그들이 드디어 주연으로 나선 것이다.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 삼성의 12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쁨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이 보여준 활약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쓰이, 맹구, 브로콜리가 삼성 타선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면 마운드에선 정현욱과 윤성환을 빼놓을 수 없다. 중간계투와 선발진을 오가며 언제든 어디서든 선동열감독이 부르면 마운드에 달려와주는 고마운 '애니콜'이었다. 윤성환은 에이스 배영수가 비틀거린 선발의 한축을 메꾸며 차세대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정현욱은 쌍권총이 이탈한 삼성의 불펜을 홀로이 지켜냈다. 두사람 몫을 하다보니 그 피로도가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 우직한 선수는 매번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마운드에서 공을 뿌려댔다.

어쨌든 삼성의 2008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넘겨 드디어 마지막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8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어서 객관적 전력상 열세임을 자인하면서도 또 한번 해보자 한다. 롯데도, 두산도, SK도 해볼만하다며 허풍을 떤다. 그래 해보자. 지나온 날들이 힘들었던만큼 그 마지막은 화려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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