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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FA 강민호 전격 영입, 삼성 왕조 부활의 신호탄인가

by 푸른가람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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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FA 강민호가 부산을 떠나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11월 21일 삼성 구단은 강민호와 4년간 총액 8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도 부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해온 강민호의 이적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던 야구계의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일대 사건이었다.

강민호라면 두산을 제외한 모든 팀에서 탐을 낼만한 훌륭한 포수 자원이다. 지명타자로 나설 경우에도 팀 타선에 상당한 무게감을 더해 줄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고 할 만 하다. 그렇기에 롯데가 내부 FA, 그것도 두번째 FA를 신청한 강민호는 당연히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었다. 강민호 본인 역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등지고 정들었던 친정팀을 떠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판은 깨졌다. 협상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소상히 알 수는 없지만 미루어 짐작해 볼 만한 가능성은 있다. 우선, 내부 FA에 대한 롯데의 가치 판단이다. 반드시 잡아야 할 0순위로 꼽아둔 선수가 따로 있었다는 얘기다. 롯데로선 빅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손아섭을 놓칠 수 없다. 강민호 역시 중요하지만, 적당한 조건과 금액을 제시할 경우 원소속팀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 안이하게 판단했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삼성으로선 거물 포수 영입으로 기대되는 것이 많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 자리가 당장 리그 최고 수준으로 전력이 강화됐다. 양의지가 더불어 KBO 리그 최고를 다투는 강민호에다 수년간 삼성의 안방을 책임지며 삼성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이지영이 백업을 맡아 양과 질적인 면에서 타팀을 압도하게 됐다.

이승엽의 은퇴로 약화된 타선도 짜임새를 갖출 수 있게 됐다. 2017년 시즌 타율 .285에 22개의 홈런, 68타점을 기록한 강민호는 구자욱, 러프와 더불어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손색이 없다. 물론, 강민호 영입만으로 삼성 타선이 지난 2년간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긴 어렵지만 포스트 이승엽의 대안으로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 하다. 여기에 설로만 나돌고 있는 민병헌 등 추가 FA 영입,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을 보강한다면 5강권에 도전장을 내밀만할 것으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팀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몇년간 삼성은 리빌딩을 대외적으로 선언해 왔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내부적으로도 이에 대한 반성과 진단이 있었다.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한 리빌딩에도 든든한 '기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인급의 투수 유망주 뿐만 아니라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강민호의 영입은 훌륭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십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강민호가 지금과 같은 기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주전 포수였던 이지영의 처지를 놓고도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다. '굴러온 돌' 강민호가 조속히 선수단에 스며들어 끈끈한 케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예상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성급하게 삼성 왕조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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