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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프리미어12 준결승전

by 푸른가람 201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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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욕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명언이다. 어제(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던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12 준결승전은 시간 제한이 없는 야구의 매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경기였다. 더불어, 3점차로 끌려 가던 경기를 단숨에 뒤집는 기적을 보여준 역대급 한일전 명승부의 탄생이기도 했다.

 

어제 경기는 9회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다. 아니, 더 엄밀히 구분 짓자면 오타니 쇼헤이가 마운드에 있을 때와, 그 이후로 나누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8일 삿포로돔 개막전에서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완벽하게 제압당했던 한국 대표팀 타선은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천적'에게 또 한번 농락 당했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 공략법까지 세웠지만, 7회까지 무려 11개의 삼진을 내주며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근우의 안타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160km에 이르는 강력한 빠른 공에다 140km대의 포크볼까지 장착한 오타니는 한국 대표팀에게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존재였다.

 

이 경기 해설을 맡았던 안경현 위원의 지적처럼 "한국은 오타니에게만 졌을 뿐" 이었다. 섣부른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었던 지 일본 대표팀 고쿠보 감독은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오타니를 내리고 불펜진을 가동했고, 이것이 결정적 패착으로 작용했다. 수준이 다른 투수를 만난 한국 대표팀 타자들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고, 결국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이며 석점차를 뒤집었다.

 

기적같은 역전승의 이면에는 일본 대표팀 벤치의 방심도 한몫 했지만, 일등공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대표팀 선수들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멕시코와 미국 전의 승자와 벌일 프리미어12 결승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일전 승리 직후에 이대호가 후배들의 과도한 세레머니를 자제시킨 장면은 큰 의미가 있다.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 기쁨을 만끽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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