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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나이트 - 박병호, 양보할 수 없는 MVP 집안 싸움

by 푸른가람 201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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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팔도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넥센 히어로즈의 집안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넥센은 비록 팀 성적은 KIA에 이어 6위에 쳐져 또한번 가을 잔치가 물건너 갔지만 개인성적만큼은 최상위권이다. 나이트와 박병호라는 투타에서 걸출한 스타 한명씩을 보유하고서 팀 사상 첫 시즌 MVP 사냥에 나섰다. 지난 2008년 팀 창단 이후 단 한명의 개인 수상자를 내지 못했던 넥센으로선 풍성한 가을걷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먼저 투수 부문에서는 '백기사' 브랜든 나이트의 활약이 눈에 띈다. 나이트는 27일 현재 15승 4패, 평균자책점 2.28의 성적으로 다승과 평균자책, 2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승 부문에선 15승 6패의 장원삼(삼성)이 공동 선두에 올라 있고, 14승을 기록중인 탈보트(삼성)와 13승의 유먼(롯데)  등 2위권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라 타이틀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평균자책점(2.28) 부문에선 1위를 거의 굳힌 상황이다. 29번의 선발 등판에서 26번의 퀄리트 스타트 피칭을 기록중인 나이트답게 안정적인 투구로 시즌 중반 이후 줄곧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현재 2위에 올라있는 유먼(롯데, 2.57)과 노경은(두산, 2.58)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나이트의 한국무대 첫 타이틀 획득은 무난해 보인다.


나이트가 마운드를 이끌었다면 넥센 타선의 해결사는 박병호였다. 지난 2011년 시즌 도중 LG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겼던 그는 올시즌 야구인생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28일 현재 126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 30홈런 100타점의 쏠쏠한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도루 또한 17개를 기록하고 있어 생애 첫 20-20클럽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뚜렷한 경쟁 주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홈런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최정(SK, 24개)과는 6개 차이로 벌어져 있어 순위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이끌었던 강정호의 페이스가 주춤해진 시즌 중반 이후 선두로 치고 나간 이후 추격을 허용치 않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도 2위 박석민(삼성, 88타점)에 비해 12개 차이로 앞서 있어 장타율을 포함한 공격 3개부문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성남고 시절 고교선수로는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지난 2005년 LG에 입단했던 박병호의 성장은 기대보단 더뎠다. 거물 FA들을 싹쓸이해 화려한 타선을 꾸렸던 팀 사정상 신인 유망주에게 계속 출장기회를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박병호는 결국 2010년 타율 1할8푼8리. 7홈런 22타점의 성적을 마지막으로 지난 2011년 7월 31일 심수창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넥센이 '밑지는 장사'라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중론이었다. 당장 1군 무대에서 활용이 가능한 불펜 투수 송신영과 전도유망한 김성현 영입으로 LG는 팀 전력에 큰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박병호는 절치부심 각오를 다졌고, 김시진 감독의 변함없는 믿음과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 박병호의 잠재된 기량이 드디어 꽃을 피운 셈이다.

나이트와 박병호, 어느 누가 MVP가 되더라도 모자람이 없는 성적이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한때 4할 타율의 대기록에 도전했던 김태균(한화, 3할6푼8리)도 출루율 등 2개 부문 1위에 올라있어 유력한 MVP 후보 중 한명이다.

또한, 두 명의 후보가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도 표가 분산되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985년 통합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장효조(타율 .373, 11홈런 17도루 67타점), 이만수(타율 .322,  22홈런 87타점)와 김시진(25승 5패 10세이브, 201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이라는 세 명의 걸출한 스타를 MVP 후보로 내세웠지만 정작 그해 MVP의 주인공은 결국 해태 김성한(타율 .333, 22홈런 75타점)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938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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