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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클로져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오승환?

by 푸른가람 201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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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하면 누구나 오승환이라는 이름 석자를 떠올릴 것이다. 지난 2005년 삼성 입단 이후 마무리 부문은 오승환 천하였다. 물론 부상이 없는 온전한 몸상태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천하의 오승환에게도 2009년 처절한 추락의 아픈 기억은 있다. 그래서인지 알고도 못 친다는 '돌직구'의 위력은 여전하지만 최근에는 변화구까지 탑재하며 오승환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5일 현재 33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그의 구원왕 2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25일 현재 34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롯데의 마무리 투수 김사율을 비롯, 32세이브의 프록터(두산)도 오승환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20세이브(5승 3패)를 기록하며 오승환(47세이브)에 이어 구원 부문 2위에 오르며 클로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사율은 2012년 시즌 들어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시즌 경기에서 34세이브(2승 3패)를 기록하며 천하의 오승환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4번의 블론 세이브와 3점대를 넘는 평균자책점(3.09)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롯데의 4강행을 이끈 일등 공신임에는 분명하다.

두산의 프록터, 그는 노는 물이 다른 투수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팀인 뉴욕 양키스에서 셋업맨으로 뛰었던 화려한 전력이 있는 프록터는 위력적인 빠른 공과 포크볼을 갖고 있어 마무리 투수로선 안성마춤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2위권과 격차를 벌이며 독주 태세를 보였지만 후반기 들어 추격을 허용하며 어느새 3위까지 주저 앉았다.

팀 성적이 8월 중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맞고 있어 세이브 추가가 쉽지 않다. 무려 6번의 블론 세이브 숫자가 말해 주듯 팀 승리를 날려먹은 경우도 많다. 세이브 숫자에 비해 터프 세이브 상황도 상대적으로 오승환에 비해선 적은 편. 기록만 놓고 보자면 프록터의 첫 구원왕 등극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과 맞서는 '돌부처' 오승환(삼성)은 느긋한 표정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옛말처럼 구원왕 단골 손님인 그는 시즌 초반인 4월 26일 롯데전 6실점의 충격적인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이후 곧 안정을 찾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물론 올시즌 오승환의 상태가 완벽해 보이지는 않는다. 2점대를 넘는 평균자책점은 부상으로 제 공을 던질 수 없었던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면 가장 좋지 못하다. 알고도 못 친다는 그의 '돌직구'도 이제 타자들의 눈에 익었다. 그의 롱런을 위해서는 반드시 각도 큰 변화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던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직구 하나만으로 버티기에는 어려워졌다.

본인 스스로도 신무기 장착을 위해 노력했고 실전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직구에 비해 변화구가 기대만큼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승부구는 어차피 직구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도 이따금씩 보여주기 식으로 들어오는 변화구보단느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야구팬들은 오승환의 구원왕 등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경쟁자 김사율과 프록터의 소속팀 롯데(7경기)와 두산(10경기)에 비해 소속팀 삼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잔여 경기 수를 남겨두고 있는데다 팀 전력상 세이브 기회를 좀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이 누가 되든 한시즌 내내 치열한 혈전을 벌여왔던 클로저 삼국지의 최종 완결판이 눈앞에 다가왔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917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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