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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K에 '거침없이 하이킥' 날린 삼성, '무패' 김광현 무너뜨렸다 - 삼성 vs SK 10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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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가파른 상승세가 패배를 모르던 사나이, 김광현을 무너 뜨렸다.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상대 선발 김광현을 경기 초반부터 두들기며 SK에 8-4의 낙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34승 2무 29패를 기록하게 된 삼성은  SK와의 승차를 0.5경기차로 줄였고,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무너진 SK는 3연패 충격 속에 롯데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지난 5월 26일 선두 자리를 꿰찬 이후 한달여 만에 2위로 내려 앉았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쳤던 '신흥 라이벌' 삼성과 SK의 대결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김광현(SK)과 고든(삼성)의 선발 싸움에서 우위가 점쳐졌던 SK였지만 예상 외로 김광현이 초반부터 흔들리며 대거 5실점한 탓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야 했다. 김광현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고 시즌 다섯번째 선발 등판만에 첫 패를 떠안게 됐다.   

김광현은 포수 조인성과 올 시즌 처음으로 배터리를 이뤘지만 '단짝' 박경완과 같은 찰떡 궁합을 보여주진 못했다. 1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며 출발부터 좋지 않았고, 승운마저 따라 주지 않았다. 선두타자 배영섭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박한이의 보내기 번트 타구 때는 조인성이 2루 송구 실책을 범하며 김광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이어 박석민의 볼넷으로 누상에 주자가 꽉찬 상황. 타석에는 4번타자 이승엽이 등장했다. 대구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홈런을 외쳤지만 그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김광현은 6월 들어 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급한 불을 껐지만 삼성 타선은 이미 빈틈을 보인 김광현을 매섭게 물고 늘어졌다.

1사 만루의 승부처에서 모처럼 클린업 트리오에 포진한 베테랑 진갑용의 집중력이 빛났다. 진갑용의 우전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최형우의 희생플라이와 이지영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김광현을 상대로 대거 3점을 뽑아냈다. 김광현은 1회에만 무려 37개의 공을 던지며 이전 네번의 선발 등판과는 확연히 다른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에이스의 부진 속에서도 전력을 재정비한 SK는 곧이은 2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선두타자 이호준이 볼넷으로 기회를 잡았고 다음 타자 박정권이 대구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2-3, 순식간에 한점차로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SK의 반격은 거기서 멈췄다. 불의의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삼성 선발 고든은 다음 세 타자를 침착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홈런의 충격에서 재빨리 벗어났다.

SK로서는 2-5로 뒤지던 4회초 무사 1, 2루 챤스에서 고든의 노련한 투구에 막혀 단 한점도 만회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SK는 박정권(시즌 6호, 2점)이 3회, 최정(시즌 16호, 1점)과 이호준(시즌 9호, 1점)이 각각 9회 홈런을 기록하는 등 중심 타선의 힘에서는 삼성을 압도했지만 리드 오프 정근우를 비롯, 하위타선마저 모두 무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며 중요한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완패를 당했다.

반면, 삼성은 투수진이 8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는 사이 3회와 6회 귀중한 추가점을 뽑으며 손쉽게 경기를 끌고 갔다. 류중일 감독의 승부수인 이지영 지명타자 카드가 주효했다. 3회에는 2사 후 하위 타선이 일을 냈다. 이지영의 좌전안타와 조동찬의 2루타로 만든 2, 3루 추가득점 기회에서 김상수가 2타점 적시타로 김광현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경기 분위기상 쐐기점이나 마찬가지였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1점차 승부의 긴장감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고, 김광현의 무패 신화가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삼성은 6회말 공격에서도 박석민, 진갑용의 적시타와 최형우의 희생타로 3점을 추가하며 8-2로 SK의 추격권에서 멀어졌고, 안지만 - 권혁 - 임진우를 내세워 SK의 추격을 2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안지만과 권혁은 3이닝을 퍼펙트로 완벽하게 막아냈지만, 임진우가 9회초 SK 마지막 공격에서 최정과 이호준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내주며 2실점한 것은 아쉬운 장면이었다.

삼성 타자 중에서는 진갑용의 활약이 빛났다. 진갑용은 1회 김광현에게서 선취점을 뺏는 적시타를 떠뜨리는 등 2안타 2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고, 하위타선에 포진한 이지영, 조동찬도 각각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매서운 타격 솜씨를 뽐냈다. '6월의 사나이' 박석민은 1안타를 추가하는데 그쳤지만 3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박석민이 '6월의 사나이'로 등극한 사이 이승엽의 하락세는 뚜렷하다. 이승엽은 4월의 17경기에서 4할7리의 고타율과 5홈런 14타점을 기록했었지만, 5월 월간 타율은 3할2푼으로 하향 곡선을 그린데다 6월달은 26일 현재까지 2할8푼6리까지 더 떨어졌다. 4월 한달 동안은 5개에 불과하던 삼진 숫자가 6월에는 21개로 늘어난 것은 이승엽에게 분명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083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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