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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다승 공동선두 오른 장원삼, 개인 최다승 '13승' 넘어설까 - 삼성 vs 넥센 7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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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파죽의 3연승을 내달렸다. 22일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만난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상대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봉쇄하고, 박석민의 시즌 14호 솔로 홈런으로 뽑은 결승점을 잘 지켜내며 1 - 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32승 2무 28패를 기록하게 된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7승을 올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팀 선발 장원삼(삼성)과 한현희(넥센)가 벌였던 팽팽한 투수전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4안타를 친 삼성이나 3안타의 빈공에 시달린 넥센 모두 단 1점을 뽑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대 투수들에게 꽁꽁 묶였다. 박석민의 큰 것 한방이 아니었다면 이날 경기도 기나긴 0의 행진이 계속되는 지루한 흐름으로 전개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넥센의 신인 사이드암 한현희 보다는 시즌 7승 3패를 기록 중인 장원삼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경기는 예상 외로 박빙의 승부로 전개됐다. 오히려 출발은 장원삼이 좋지 못했다. 1회 1사 후 서건창과 유한준의 안타, 강정호의 볼넷으로 장원삼은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오윤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실점을 막아냈다.


1회 위기를 잘 넘긴 장원삼은 2회부터 제 페이스를 찾으며 본격적으로 8승 사냥에 나섰다.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은 장원삼의 상승세를 꺾을만한 넥센 타자가 보이지 않았다. 장원삼은 5회까지 4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을 내주고, 삼진은 다섯개나 뺏어내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잘 나가던 장원삼에게 6회 또 한번의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첫 타자를 파울 플라이로 손쉽게 잡아냈지만 유한준에게 2루타를 얻어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갑작스럽게 난조에 빠진 장원삼은 박병호에 이어 오윤마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안타 한방이면 경기의 흐름이 뒤바뀔 수 있는 최대 승부처에서 김민성을 3루 땅볼로 아웃 시키며 장원삼은 또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야 했다. 

7회를 세명의 타자만으로 간단하게 끝낸 장원삼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심창민과 교체됐다. 7이닝 3안타 6사사구 무실점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얻기 위해 자신의 올시즌 최다인 122개의 공을 던졌다. 

8회 1사 2루 상황에서 조기 투입된 마무리 오승환이 1⅔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준 덕분에 시즌 8승째를 올리게 된 장원삼은 니퍼트(두산), 주키치(LG)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나서게 됐다. 지금 페이스라면 자신이 지난 2010년 기록했던 13승(5패)을 뛰어넘어 개인 최다승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은 비록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한현희 - 박성훈 - 장효준으로 이어지는 넥센 마운드에 안타 4개와 사사구 3개만을 얻어내는 빈약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타자는 단 한명도 없었고 진갑용과 조동찬은 세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이드암 공략의 선봉장을 맡아야 할 박한이 - 최형우 - 이승엽의 좌타 라인은 10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했다.

권오준 - 권혁 - 정현욱 - 안지만 등 불펜진 모두가 사실상 류중일 감독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오승환에게 부하가 걸리게 생겼다. 20일 KIA 전에서 2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졌던 오승환은 비록 하루를 쉬기는 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1⅔ 이닝 동안 그가 기록한 투구수는 33개로 결코 적지 않은 숫자였다.

넥센은 1회와 6회, 두번의 만루 챤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경기 종반인 8회에도 1사 2루라는 절호의 동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오승환의 높은 벽에 가로 막혀 분루를 삼켜야 했다. 넥센 타선은 유한준(2안타), 서건창(1안타)만이 안타를 기록했을 정도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넥센의 무득점 이닝 기록은 21이닝으로 늘어났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깜짝 선발로 나온 넥센 한현희의 호투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현희는 삼성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2개만을 내주는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2회 박석민에게 허용한 홈런이 옥의 티로 남았지만 금년도 신인 가운데 최대 유망주로 손꼽히던 한현희의 호투로 넥센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때 2위까지 오르며 야구판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던 넥센의 상승세는 어느새 많이 가라 앉았다. 득점력 빈곤 속에 2연패에 빠진 넥센으로선 하루 빨리 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물고 물리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느 팀이든 한순간 방심하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는 것도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047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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