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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오승환 개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 달성 속 시즌 첫 1위 등극 '겹경사' - 삼성 vs 넥센 1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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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치열한 순위 싸움에 불을 지폈다.  삼성은 7월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섹과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 미치 탈보트의 7이닝 1실점 역투와 진갑용의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37승 2무 30패를 기록하게 된 삼성은 두산에 3연패한 롯데를 0.5게임차 2위로 밀어내며 시즌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도 김용수(전 LG, 현 중앙대 감독)가 가지고 있던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227세이브)을 갈아치우며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점수가 많이 나는 화끈한 타격전은 아니었지만 볼거리는 많은 게임이었다. 이날 경기는 1주일 전 목동 구장에서 일전을 벌였던 미치 탈보트(삼성)과 김영민(넥센), 양팀 선발투수들간의 리턴 매치로 벌어졌다. 24일 경기에서 탈보트는 7이닝 6안타 2사사구로 4실점, 김영민도 5이닝 9안타 3사사구를 내주며 역시 4실점 했었다. 두 투수 모두 이날 경기에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 승부 끝에 넥센이 6-5,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개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 달성 여부도 흥미로웠다. 29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시즌 15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227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의 원조 격인 대선배 김용수와 어깨를 같이 했던 오승환이 이틀 만에 다시 세이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아울러, 여름 무더위와 함께 힘을 내고 있는 삼성이 0.5게임차로 앞서가고 있는 롯데를 제치고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게임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넥센이 잡았다. 넥센은 3회초 최경철이 1사 후 좌측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로 출루한 후 탈보트의 폭투를 틈타 1사 3루 득점 챤스를 맞았다. 다음 타자 유재신의 삼진으로 기회가 무산되는 듯 보였지만 장기영의 깨끗한 우중간 적시타가 터져 나오며 귀중한 선취점을 뽑는데 성공했다.

허를 찔렸던 삼성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할 타율에 복귀한 1번타자 배영섭이 공격의 선봉을 맡았다. 배영섭은 3회말 1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빠른 발로 넥센 내야를 흔들었다. 2루 도루에 이어 상대의 주루 방해까지 유발하며 단숨에 3루까지 진출한 배영섭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뒤이은 박한이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 3루 동점 기회에서 최형우가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로 손쉽게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양팀은 중반 들어 또 한차례 거친 공방을 펼쳤다. 이번에는 삼성이 선제 공격을 날렸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온 배영섭의 방망이가 또한번 매섭게 돌았다. 깨끗한 우전 안타로 배영섭이 출루한 이후 넥센 선발 김영민이 갑작스레 제구력 난조에 빠지며 최형우와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진갑용이 절호의 추가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로 김영민을 무너뜨렸다. 김영민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5⅓이닝을 6안타 6사사구로 3실점(2자책)하며 시즌 3패(3승)째를 떠안았다. 공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사사구가 많았던 것이 뼈아팠고, 경기 중반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1-3으로 역전당한 넥센은 곧이은 6회초에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서건창이 안타로 출루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음 타자는 이전 타석까지 두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넥센 타선에서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던 이택근과 타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였다. 넥센으로선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이택근의 잘맞은 타구는 병살타로 연결됐고, 박병호는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삼성 역시 6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1사 만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믿었던 중심타자 최형우와 이승엽이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경기 막판까지 진땀나는 승부를 이어가야 했다. 선발 미치 탈보트가 7이닝 6안타 1볼넷으로 1실점하며 시즌 8승(1패)을 신고했고, 안지만 - 권혁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도 넥센 타선을 힘으로 누르며 모처럼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9회에는 2점차 승부를 지키기 위해 오승환이 홈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신기록 달성에 대한 의욕이 앞선 탓인지 첫 타자 서건창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택근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 컸다. 자신감을 회복한 오승환은 남은 두명의 타자를 내야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자신의 올시즌 16세이브이자, 프로 통산 369경기 만에 개인 통산 세이브 신기록(228세이브)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양팀 타선은 마운드의 힘에 눌리며 허약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넥센은 삼성보다 하나 많은 7안타를 치고도 겨우 1점 밖에 뽑지 못하는 타선의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서건창과 이택근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강정호가 빠진 중심타선이 제대로 뒤를 받쳐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삼성은 배영섭이 모처럼 2안타로 선두타자의 몫을 톡톡히 했고, 안타 수는 적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끈끈함에서 넥센에 앞섰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무서운 상승세로 호시탐탐 선두 등극을 노리고 있던 삼성으로선 기분좋은 7월의 시작을 맞게 됐다. 팀의 시즌 첫 1위 등극과 오승환의 개인 통산 세이브 신기록 달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겹경사로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얘기는 삼성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시즌 개막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했던 삼성의 저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127 )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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