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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이승엽의 리벤지 매치, 국민타자가 코리안 특급을 눌렀다 - 삼성 vs 한화 6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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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모처럼 투타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한화와의 주중 시리즈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오늘 경기는 박찬호와 이승엽의 두번째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게임이기도 했다. 대구에서의 첫번째 대결이 박찬호의 승리였다고 한다면, 오늘 대전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펼쳐진 삼성과 한화의 시즌 6차전의 이승엽의 리벤지 매치였다.

노련한 박찬호답지 않은 피칭이었다. 3회초 정형식의 안타에 이어 박석민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허용한 박찬호는 4회에 와르르 무너졌다. 몸에 맞는 공이 화근이었다. 선두타자 강봉규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더니 정형식과 박석민까지 한회에 무려 세명의 타자에게 사구를 내준 박찬호는 결국 2사 만루 상황에서 만난 이승엽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대구에서의 첫 대결은 박찬호의 완승이었지만 두번째 맞대결까지 이승엽이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


박찬호는 3과 2/3이닝동안 7개의 피안타와 볼넷 하나, 몸에 맞는 공 3개를 내주며 5실점, 시즌 4패(2승)째를 당하며 국내 복귀 이후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는 것보다 승리투수의 기본적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어찌보면 더 아쉬운 대목이다.

오늘 박찬호는 데뷔 이후 가장 적은 이닝인 3.2이닝만을 책임졌다. 베테랑인 박찬호 정도라면 비록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라도 5회 이상은 버텨주길 코칭스태프는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고 돌아온 메이저리그 박찬호를 보기 위해 대전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도 좀더 오래 그를 보고 싶었을 것이다.

오늘 고든이 보여준 9K, 무사사구 피칭은 니퍼트나 주키치 부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반면 삼성 선발 고든은 근래 들어 가장 뛰어난 투구로 류중일 감독의 부담을 덜어줬다. 고든은 6이닝동안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고 피안타는 겨우 4개에 불과했다. 빠른 공의 구위도 좋았고 변화구 제구도 흠잡을 데 없었다. 6회말 장성호에게 허용한 투런 홈런 한방이 오늘 경기의 유일한 옥의 티라고 할 정도로 오늘 보여준 고든의 피칭은 훌륭했다.

선발투수가 호투를 펼쳐주자 삼성 타자들도 힘을 냈다. 삼성 타선은 초반부터 흔들리는 박찬호를 집중 공략해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지었다. 이승엽은 4회 박찬호를 강판시키는 결정적 2루타를 터뜨린데 이어 9회에는 송신영을 상대로 시즌 9호 솔로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1번 타자로 출전해 2안타 2타점으로 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박한이의 공 역시 무시할 수 없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조동찬을 빼놓을 수 없겠다.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조동찬은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1군 무대 복귀 이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으로 팬들에게 그의 존재를 확인시켰다. 팀의 주축 타자들이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조동찬이 오늘같이만 뛰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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