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40 박수 칠 때 떠나라지만...'끝판대장' 오승환의 晩時之歎 “박수 칠 때 떠나라”고들 합니다. 모든 이의 칭송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당당히 돌아서는 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일까요. 커리어의 정점에서, 혹은 아직은 충분히 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그 자리를 누군가에게 비워주고 떠나는 모습은 현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꿈이기도 할 겁니다. 물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도 많을 겁니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퇴장일 수 있는 선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거나, 도전정신이 부족한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 충분히 힘이 남아 있는데도 떠나는 것은 비겁한 선택이 될 수도 있겠죠. 우리 프로야구의 사례를 살펴 보더라도 상반되는 선택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습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국보급 투수’, ‘무등산 폭격기’, ‘나고나.. 2025. 6. 8. '싸움닭'이 된 이호성을 추앙하라 3연패만은 끊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절실함이 극단적 승부수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SSG와의 문학 원정 시리즈에서 이미 루징 시리즈를 확정한 상태에서 맞이한 최종전. 삼성으로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연승과 연패가 교차하는 롤러코스터 시즌 운영은 종지부를 찍을 필요가 있었으니까요.하지만 판세는 불리했습니다. 선발 매치업에서 삼성은 좌승현을 내세웠고, 상대는 화이트가 등판했습니다. 시즌 기록으로만 보자면 한쪽으로 완연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좌완 이승현은 1승 6패, 화이트는 시즌 8경기에 등판해 4승 1패를 기록하며 순항중이었습니다. 선발 마운드만 보자면 SSG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야구의 매력 중의 하나가 바로 공은 둥글다는 것입니다. 예상은.. 2025. 6. 6. 겁없는 괴물 루키 배찬승의 2K, 팀 승리를 이끌다 2024년 한국시리즈 이후 처음 만난 두 팀의 승부는 괴물 루키 배찬승의 6구에 갈렸습니다. 6회초 삼성이 6-2로 리드하던 상황이었지만 1사 2, 3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안타 한 방이면 경기 전체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승부의 분수령이었죠. 가장 강력한 불펜을 투입해야 하는 순간이었고 나름 잘 버티고 있던 선발 최원태를 내리고 삼성 덕아웃은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열화와 같은 뜨거운 성원 속에 배찬승은 공 6개를 던져 두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냈습니다. 사실상 오늘 경기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고 하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위기 상황에서 정면 승부할 수 있는 불펜투수가 삼성에서는 .. 2025. 4. 23. 행운의 진땀승으로 두산에 위닝 시리즈 아슬아슬한 진땀 승부 끝에 두산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습니다. 9회 1점차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등판한 김재윤은 불안한 피칭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 덕분에 시즌 2세이브에 성공했고 팀도 다시 연승의 신바람을 내게 됐습니다. 아쉽게도 클로저 김재윤의 폼은 여전히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빠른공의 구속은 겨우 140km/h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고, 구위 역시 상대 타자를 압도할만큼 위력적이지 못합니다. 좌완 배찬승, 우완 이재희 등 젊은 유망주들이 불펜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은 분명 다행스런 일입니다. 6회 등판한 배찬승은 최고구속 150km/h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압도했고, 상무에서 제대한 이재희도 서서히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2025. 3. 30. 오승환, 더 이상 '끝판대장'이 아니어도 괜찮다 신문기사 하나가 눈에 띄네요. ‘끝판대장’ 오승환, 더 이상 9회에 못 본다. 이런 제목을 뽑았습니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기사입니다.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서의 임무를 마친 것은 벌써 지난 시즌 중반 이후부터의 일입니다. 더 이상 오승환이 9회가 아닌, 6회나 7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화제가 될 것도 아닙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도 이미 올 시즌 오승환의 쓰임새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앞에서 기용하려고 한다. 작년부터 시즌 중반 지났을 때는 그런 식으로 기용을 했기 때문에 올해도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이죠. 아직은 이른바 ‘필승조’라고 불리는 핵심 불펜진의 일원으로 가장 먼저 출발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오승환이 어느 정도의 구위와 제구를 보여줄 수.. 2025. 3. 15. [옛날야구 그때를 아십니까]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 ‘99년 KBO는 양대리그제를 도입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참 신선(?)했다. 말이 양대리그제지, 8개구단을 드림과 매직리그로 4개씩 나눠 줄세우기에 불과했다. 같은 리그간, 타 리그간 경기수에 차등을 두었다고는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이벤트식의 인터리그 개념도 아니었다. 실험적인 시도 끝에 플레이오프에 초대받은 4개팀이 결정됐다. 두산과 한화, 삼성과 롯데가 승부의 외나무다리에서 맞닥뜨렸다. ‘91년과 ’92년 2년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가졌던 두 팀의 대결은 그야말로 ‘혈투’를 뛰어넘은 전쟁이었다.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처럼 폭죽이 터지고 삶은계란, 라면국물과 배트가 대구구장 상공을 날아다녔던 플레이오프 7차전을 기억하는가? 1986년 삼성과 해태의 한국시리즈.. 2024. 6. 9. [삼성 vs 키움_240530] 레예스 7이닝 무실점 & 이성규 쐐기포, 삼성 연패 탈출 일등 공신 악전고투 끝에 연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4-2였습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마무리 오승환까지 급하게 투입시키고 결국 실점까지 허용하며 막판까지 삼성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긋지긋했던 4연패를 마무리한 것은 일단 다행이지만 금요일부터 만나야 할 상대가 최근 기세가 오른 한화라는 점이 삼성으로선 상당히 부담스런 대목입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선발투수 레예스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예스는 시즌 초반의 불안감을 떨쳐내기에 충분할 정도의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로 지적되었던 제구 불안도 꽤 해소된 모습입니다. 공격적 투구로 투구수를 줄여가며 이닝 소화능력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30일 키움전에서도 무려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 2024. 5. 31. 반복되는 올스타 독식 논란, 올핸 롯데가 주인공? 2023년 프로야구 올스타 게임은 7월 14, 15일 양일간 부산에서 펼쳐집니다. 올스타 게임과 관련해 최근 들어 유달리 눈에 띄는 현상이 있습니다. 팬덤이 비교적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팀들의 경우 그해 전반기 팀 성적이 좋으면 기세를 몰아 올스타 투표에서도 싹쓸이 하는 사례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예 전 표지션을 특정 구단 선수들이 차지한 극단적 케이스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한동안 이어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2003년 삼성이 올스타전 동군 선발선수 10명 가운데 9명을 독차지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현장투표와 모바일 실명투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복투표에 따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2011년부터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면서 몰표 현상이 두드러.. 2023. 6. 13. 구자욱, 강민호가 이끄는 삼성 타선, 자나깨나 부상 조심 삼성라이온즈는 시즌 개막 2주가 흐른 4월 17일 현재 5승 8패 승률 .385의 성적으로 8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8위라는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1위를 달리고 있는 SSG와의 경기차는 3.5게임에 불과합니다. 시즌 초반이니만큼 현재의 팀 순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무적인 사실은 삼성 타선이 초반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액의 비FA계약에 성공한 지난 시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던 구자욱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습니다. 8일 LG전 이후 8경기 연속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중에 있으며 타율을 4할대(.404)까지 끌어 올리며 팀 타선을 든든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강민호의 활약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승부처에서 큰 것 한방을 날려주고 있고 .. 2023. 4. 17. KBO 레전드의 WBC 해법? 안우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충격적인 호주전 패배에 이은 일본전 참패로 야구계 분위기가 한껏 격앙되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일부 선을 넘는 발언이 나오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레전드 중의 한명인 양준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안우진에게 기회를 줘야 했었다."고 밝히며 이번 대표팀에 안우진이 선발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물론, 그의 안타까운 마음이 이해는 갑니다. 저 역시도 일본전을 보면서 안우진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국내 프로리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야구팬이라면 누구라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사실상 국내 투수 가운데 원탑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일 테니까요. 그래서 추신수 선수도 '학.. 2023. 3. 12. 황당한 스피드업 규정, "야구는 야구다워야 한다" 2015년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올해부터 달라지는 것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타자가 타석을 벗어났을 경우 스트라이크를 부여하는 스피드업 규정일 것이다. 주말에 열렸던 시범경기에서도 김경언, 이진영, 오윤 등이 새로 생긴 규정의 희생양이 되면서 야구계에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전대미문의 이 규정 자체가 야구규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야구규칙에서는 '투수의 정규투구로서 심판원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한 것을 스트라이크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투수가 던지지도 않은 공을 심판이 임의대로 스트라이크로 선언하는 것 자체가 야구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또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형평성의 문.. 2015. 3. 10. 프로야구 제10구단, 시장 논리로 풀어야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사회를 통해 제10구단 창단을 만장일치로 승인함에 따라 우려했던 파국은 모면했다. 기존 구단들의 미온적인 반응 탓에 냉가슴을 앓았던 KBO 구본능 총재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또하나 홀수 구단 체제에 따른 경기일정 조정 등 예상됐던 문제점이 현실이 되면서 기존 구단들도 제10구단 창단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게 된 것도 무시하기 힘든 요인으로 보여진다. 한고비는 넘겼지만 본격적인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선은 제10구단이 어느 지역을 연고로 할 것이며, 어떤 기업이 주체로 나서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KT가 수원을 연고로, 부영은 전북을 연고로 해 해당 지자체와 함께 적극적인 제10구단 창단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통신업계의 공룡인 대기.. 2012. 12. 12.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