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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반복되는 올스타 독식 논란, 올핸 롯데가 주인공?

by 푸른가람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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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프로야구 올스타 게임은 7월 14, 15일 양일간 부산에서 펼쳐집니다.  올스타 게임과 관련해 최근 들어 유달리 눈에 띄는 현상이 있습니다. 팬덤이 비교적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팀들의 경우 그해 전반기 팀 성적이 좋으면 기세를 몰아 올스타 투표에서도 싹쓸이 하는 사례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예 전 표지션을 특정 구단 선수들이 차지한 극단적 케이스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한동안 이어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2003년 삼성이 올스타전 동군 선발선수 10명 가운데 9명을 독차지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엔 현장투표와 모바일 실명투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복투표에 따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2011년부터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면서 몰표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에는 당시 이스턴리그 소속이던 롯데가 10명을 독식한 데 이어 그 다음해에는 LG가 웨스턴리그에서 11명을 독식하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삼성은 코로나 기간 중인 2021년 12개의 올스타 투표 포지션 가운데 11명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해석과 관련해서는 올스타게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올스타게임은 말 그대로 선수의 '인기'가 그 선발의 척도입니다. 야구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에게 올스타의 영예가 주어지는 겁니다. 따라서 올스타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선수들이 비록 성적은 좋지 못하더라도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해 성적이 그리 좋지는 못하지만 현역 은퇴를 앞두고 야구팬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팬들은 더 이상 그 선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에 올스타 게임을 통해 마지막으로 그 선수를 보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십시일반으로 팬투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라면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팀의 팬이기 때문에 선수의 성적과 기량 여부를 떠나 그냥 우리 선수들로만 채워진 올스타팀을 보고 싶다는 단순한 욕심으로 묻지마식 몰표를 뿌리는 경우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올스타 투표의 기본 전제가 '인기'인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기량이나 실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허용된는 꿈의 무대여야 합당한 겁니다. 묻지마식 투표에 따른 올스타 선정은 결과적으로 올스타의 가치와 격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올스타에 선정되는 자체가 선수로서는 큰 영광이자 자부심입니다. 단지 어느 해에 성적이 좋은 특정 구단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 올스타에 뽑혔다는 비난은 선수 자신에게도 수치스런 일일 겁니다. 

올해도 드림과 나눔 올스타로 나뉘어서 치열한 올스타 투표가 진행중입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동군과 서군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이 되었다가 이후 이스턴리그와 웨스턴리그로 이름이 바뀐 뒤 2015년부터 드림과 나눔 올스타로 재편되었습니다. 현재 드림 올스타는 SSG, 두산, 삼성, 롯데, KT가 소속되어 있고, 나눔 올스타는 LG, 키움, 한화, KIA, NC의 다섯 팀 선수들로 꾸려집니다. 

현재까지의 중간집계 결과를 보면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드림 올스타의 경우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는 팀 성적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팬층이 두텁지 못하다 보니 4위까지 내려앉은 롯데에 완전히 밀리는 형국입니다. 그나마 3루수 부문에 최정이 1위로 올라선 것이 고무적입니다. 이 밖에도 외야수 부문에 구자욱(삼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제외하면 12명의 올스타 가운데 무려 10명이 무려 롯데 선수들입니다.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의 초반 기세가 뜨겁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견된 현상입니다. 야구도시 부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팬들도 화끈한 사랑을 아낌없이 선수들에게 쏟아붓는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올해 프로야구 올스타 게임은 바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립니다. 개최도시의 연고팀 선수들을 더 많이 보고싶다는 롯데팬들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됩니다.

반면에 나눔 올스타는 좀 다른 양상입니다. LG, KIA처럼 전통적인 인기 구단들이 있지만 골고루 올스타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물론 KIA에서 양현종, 정해영, 최지민, 소크라테스, 최형우 등 다섯 명의 선수가 올스타 중간집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드림 올스타처럼 극단적인 쏠림 현상은 덜합니다. 시즌 성적 2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구단 LG는 포수 박동원만이 1위를 달리고 있어 의외입니다. 이 밖에 키움(이정후, 김혜성), 한화(노시환, 채은성), NC(김주원, 박건우)가 각각 사이좋게 2명씩을 1위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당연히 올스타에 뽑힐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올스타게임이 기대됩니다. 

물론, 올스타 투표가 현재 한창 진행중에 있어 투표가 종료되는 6월 25일 오후 5시 이후 최종 결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저는 올스타 게임만의 매력이 각각 다른 유니폼을 입은 다양한 구단의 선수들이 한 팀의 깃발 아래 모여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유니폼이 섞여어 있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1번부터 9번타자가 모두 한 팀 선수들로 꾸려진 올스타팀이라면 비록 내가 응원하는 팀이라고 해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실력이나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선수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전국구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말 그대로 '스타 '들의 무대로 올스타 게임이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스타 선정 방식도 손을 좀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투표 방식 자체가 선수들의 인기를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지금처럼 몰표나 독식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면 차라리 프로배구의 경우처럼 특정 팀 선수들을 선택할 수 있는 제한규정을 둔다면(예를 들어 12개 포지션 중에 최대 8명 정도 제한) 지금과 같은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올스타 투표 역시 MVP 투표나 신인상 투표처럼 최소한의 자격 기준을 갖추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 수준의 기본적인 성적과 기량은 갖춘 선수라는 보증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KBO의 문제 인식인 것이고, 불합리한 부분을 해결하겠다는 의지 아닐까요. 모든 것을 팬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정작 자신들은 몇 걸음 물러나 있으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올스타 투표의 기준은 인기입니다. 그 인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선수의 야구실력에 기반합니다. 물론, 야구는 정말 못하지만 연예인급의 미모로, 절절한 사연 등으로 어필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기본 전제는 야구를 잘해야 하고, 또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겁니다. 팬들은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투표하고 KBO도 미비한 규정에 대한 보완을 통해 올스타 게임이 말 그대로 '별들의 잔치'가 될 수 있게 묘안을 짜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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