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2차전 리뷰 - 배팅볼 투수로 전향한 양준혁

by 푸른가람 2010. 4. 17.
728x90

모처럼 최형우가 홈런포를 가동하며 4번타자다운 활약을 펼쳤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난적 SK를 잡기에는 힘이 부쳤다. 삼성의 잔루야구는 오늘도 변함없이 계속됐다. SK보다 많은 안타를 기록했지만 최종 스코어는 3:4 한점차 패배였다. 박석민, 채태인 두 명의 중심타자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삼성의 성적도 동반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배팅볼 투수로 전향한 양준혁은 좌완 고효준이 선발로 등판한 SK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선발출장은 언감생심 꿈꾸지도 못할 일이요, 그 흔한 대타로도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정말 미운털이라도 박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플래푼은 커녕 대타 기회마저도 보장받기 힘든 상태에 이른 것일까? 아니면 추운 날씨에 혹여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노장에 대한 배려일까? 3회초 투아웃 상황에 우완 엄정욱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 7회초 최형우의 적시타로 1점차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에서도 선동열감독은 요지부동이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선동열감독이 노력을 보이지 않은 것도 아니다.  7,8회에는 권혁과 오승환을 내세워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의 등판이야 실전 투구감각을 익혀주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적어도 투수진 운용에서는 나름 애쓴 흔적이 보인다. 하위타자들이 나선 8회초는 그렇다쳐도 9회초 마지막 공격은 좀 심했다. 대타 기용 등 뭔가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지만 주전들에 대한 믿음이 워낙 컸나 보다. 결국 무기력하게 SK 마무리 이승호에게 삼자범퇴를 당하며 세이브 선물을 안겨주는 것으로 오늘 경기를 마쳤다.

지난 LG와의 5차전 패배 이후 내리 4연패중이다. 삼성과의 경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은 LG가 4연승을 구가하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씌우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 누구보다 선동열감독이 답답할 것이다. 상대보다 결코 적지 않은 안타를 치고 출루를 하지만 홈베이스를 밟는 경우는 적다. 득점권 타율이 최하위권이다.


선발진의 힘으로 연승을 구가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그마저도 기력이 다했다. 배영수를 제외한 네명의 선발이 차례차례 무너졌다. 윤성환, 나이트, 장원삼이 약속이나 한듯 부진한 투구를 하더니 오늘도 크루세타가 박재홍과 나주환에게 투런홈런 2방을 얻어맞고 패전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이 있다면 투수들도 힘을 낼텐데 '지키는 야구'로 대변되는 선동열식 야구로 인해 약화된 공격력을 회복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외부영입은 없다"는 특유의 고집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야구를 앞으로도 5년은 더 지켜봐야 하는 팬들은 괴롭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