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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1차전 리뷰 - 오정복과 정인욱만 보였던 경기

by 푸른가람 201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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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지난해 치열한 4위싸움을 벌였던 삼성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낙승을 거뒀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7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시즌 3승째를 올렸고, 타선도 홈런 4개를 포함한 11안타를 집중시키며 9점을 뽑았다. 삼성으로선 시즌 첫 선발등판한 차우찬이 2회도 채우지 못한채 강판당한 탓에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모처럼 홈구장을 가득채운 관중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차우찬의 쓰임새, 선발 혹은 불펜?

1년을 공들여 히어로즈에서 영입한 장원삼 덕분에 든든한 좌완 선발을 갖춘 삼성으로선 차우찬의 쓰임새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초반 권혁이 이탈한 좌완 불펜을 메꿔주던 차우찬은 나이트가 불펜으로 보직이동한 탓에 땜질용 선발로 롯데전에 투입됐지만 들쭉날쭉한 제구에다 고비때마다 큰 것 한방씩을 허용하던 나쁜 버릇이 나오며 초반 강판당했다. 롯데전 선발등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6경기에 구원으로만 등판해 평균자책 1.93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선발 등판 성적이 너무 초라하다.

지난해에도 선발로 19번 등판해 4승 8패에 평균자책이 6.35를 기록한 반면 구원으로 23경기에서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 5.26을 기록했었다. 워낙 평균자책점이 나빴기에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선발과 구원등판시의 평균자책점이 평균 1점이상 차이가 났다는 점은 차우찬으로서 깊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좌완이라는 희소가치를 잘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언제까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정복, 그저 한경기 운이 아니었다

삼성 타선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오정복의 방망이는 이날도 쉬지 않았다. 지난 일요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동점홈런과 결승홈런을 연달아 터뜨리며 검색순위 1위에 올랐던 깜짝스타 오정복은 롯데와의 1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에서 빗맞은 행운의 내야안타로 기분좋게 출발한 오정복은 팀이 2:6으로 뒤지던 5회말 타석에서 롯데 선발 장원준의 낮은 공을 퍼올려 좌측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타구를 날렸다. 2경기 연속 홈런에, 2경기에서 무려 세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시즌 개막전만해도 빡빡해 보이던 삼성 외야의 한자리를 꿰찰 기세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굳이 오정복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미안한 면도 없지 않지만 이날따라 삼성의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서 실책이 반복되었다는 점은 쉽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외야의 구멍 최형우가 빠진 좌익수자리가 또다른 불안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 공격보다는 수비력을 보고 1군에 올렸다는 점을 오정복 자신도 잊어서는 안된다. 두경기에서 보였던 폭발적인 타격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비에서의 헛점은 오정복의 1군무대 잔류에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얻어맞긴 했지만 씩씩했던 정인욱

차우찬이 급작스런 난조로 2회초 마운드를 내려오자 선동열감독은 정인욱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박민규와 함께 1군에 올라온 정인욱으로선 프로 첫 데뷔무대인 셈이었다. 2008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2차지명으로 입단한 정인욱은 대구고 시절 봉황기 MVP 등 고고야구 무대를 주름잡던 투수였긴 하지만 프로 첫 1군무대 등판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씩씩한 모습이었다.

2사 만루 위기상황에서 타점기계 홍성흔과 맞닥뜨린 정인욱은 1,2구 연달아 볼을 던지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제3구째를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이내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풀카운트 승부끝에 파울플라이로 홍성흔을 처리한 모습은 정인욱의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정인욱은 3.2이닝을 던지며 비록 3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없었다면 훨씬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타격은 포기한 박진만, 이젠 수비마저..

박진만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일부 야구팬들은 박진만이 태업을 하는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이도 있다. 설마 아닐 것이다. 하지만 2010년 시즌 초반에 보여주고 있는 박진만의 맥없는 플레이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망스럽다. 혹시 다른 선수가 가면을 쓰고 대신 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어차피 공격력보다는 안정된 수비력이 장점인 선수니만큼 맨도사라인에 근접한 타율이 큰 불만은 아니다.

문제는 수비에 있다. 이전의 몇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후유증 탓인지 올시즌 박진만의 수비는 예전같지 않다. 평이한 땅볼을 뒤로 흘리지를 않나, 평범한 플라이 타구마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잠실구장에서 불규칙 바운드에 머리를 맞은 이후 공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든다. 베테랑이니만큼 언젠가는 부진에서 회복되리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긴 하지만 이대로 부진이 계속된다면 삼성 코칭스탭에서도 뭔가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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