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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4차전 리뷰 - 불안한 마무리가 힘겹게 지켜낸 승리

by 푸른가람 201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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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의 투구는 지난해 다승왕 경력의 팀 제1선발로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시즌 3경기에 등판해 18이닝을 책임지며 1승과 평균자책 2.50을 기록중이던 윤성환었지만 지난 경기에서 배영수에 철저히 농락당했던 LG타자들의 분풀이를 톡톡히 당해야 했다. 흑마구 투수 배영수보다는 오히려 윤성환이 LG 타자들의 입맛에 맞을 것이라던 예상이 불행히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었다.

이전 세번의 등판에서 18이닝을 소화해 최소한 경기당 6이닝 정도는 먹어주었지만 때아닌 꽃샘추위 때문인지 오늘 경기에서는 5회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선발 윤성환이 불안한 1점차 리드를 지키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판단한 선동열감독은 2군에서 올라온 차우찬을 등판시켜 급한 불을 꺼려 했지만 아쉽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명분도 잃고, 실리도 챙기지 못한 꼴이 되었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 속에서 선발 등판했던 LG 박명환은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동점상황을 이어나가 모처럼 팀 승리에 공헌했다.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상열은 현대 시절이던 2004년 이후 무려 6년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고, 8회 2사 1,2루 위기상황에서 등판한 LG 마무리 오카모토가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로서는 승리의 기쁨에 마냥 빠져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승리의 보증수표 역할을 할만한 선발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에서 마무리로 영입한 오카모토는 매번 등판때마다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등판하자마자 폭투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제구력 난조로 패배 일보직전까지 팀을 몰고 갔다. LG 코칭스탭은 마무리 투수 교체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삼성 입장에선 8회초 2사 만루 챤스를 놓친 것이 아쉽다. 앞서도 말했지만 오카모토가 진갑용에게 큼지막한 파울홈런을 얻어맞은 후 스트라이크죤에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변화구 제구력은 특히나 형편없었다.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조동찬도 오늘 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감이 괜찮은 상태였다. 위기상황에 몰린 오카모토는 변화구는 버리고 바깥쪽 빠른공만으로 승부했다.

조동찬이 좀더 영리한 타자였다면 구종과 코스를 미리 예상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카모토의 빠른공 자체가 그다지 위력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면 헛스윙으로 삼진당한 마지막 공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공이어서 아쉬움이 더하다. 때아닌 폭설로 광주경기가 취소된 두산이 쉬는 틈을 타 내심 선두 입성을 노리던 삼성은 두산과의 게임차만 더 벌어지게 됐다. 3위 SK와의 승차는 겨우 반경기에 불과하다.


선발투수의 힘으로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삼성으로선 무엇보다 제1선발 윤성환의 부진이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15일 경기 선발투수로 삼성은 나이트, LG는 봉중근을 각각 예고했다. 흥미있는 게임이 될 것이다. 삼성 선발투수 가운데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가장 나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나이트가 작년과 같은 안정감을 되찾을 것인지, 자의든 타의든 뒤숭숭한 팀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 봉중근이 1군 복귀에서 어떤 피칭을 보여줄 지에 따라 양팀의 초반 행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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