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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히어로즈 6차전 리뷰 - 윤성환도 넘지 못한 '히어로즈 징크스'

by 푸른가람 200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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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가 선발 이현승의 호투와 정수성의 깜짝 투런포 등 활발한 공격력에 힘입어 삼성에 8:1 완승을 거두었다. 대구 3연전을 2승 1패로 기분좋게 마무리한 히어로즈는 시즌 10승(12패)째를 올리며 5할승률에 바짝 다가섰다. 다음주 LG와의 경기결과에 따라 중위권 진출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삼성으로선 올시즌 히어로즈전에서만 1승 5패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지만,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믿었던 에이스 윤성환이 초반에 무너진 삼성은 또한번 '히어로즈 징크스'에 울었다. 윤성환은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1회부터 위기를 맞았다. 팀의 에이스가 마운드에서 보여줘야할 안정감이 부족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이택근을 풀카운트 대결 끝에 삼진으로 잡아낸 후 한숨돌린 윤성환은 2회초에는 180도 달라진 투구를 보였다.

1회말 공격에서 김상수가 빠른 발로 1점을 뽑아준 것이 윤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준 것일까. 2회초 타석에 들어선 세타자를 모두 시원스럽게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의 호투까지 곁들어지며 최고의 빅매치다운 투수전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않아 무참히 깨졌다. 윤성환의 호투는 단지 2회뿐이었다. 3회초 1사후 정수성과 브룸바의 안타로 맞은 1,3루 기회를 히어로즈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 좌익수 최형우가 볼을 더듬는 사이 브룸바가 홈을 밟은 것이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윤성환의 4회는 더욱 참담했다. 무난히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하려는 찰나, 4할타자 황재균이 그 앞에 있었다. 좌전안타 허용. 그때까지도 괜찮았다. 다음 타석에 등장한 '똑딱이' 타자 정수성에게는 그 누구도 예기지 못했던 우월 투런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대구구장 오른쪽 폴대를 맞히는 비거리 105m 짜리 쐐기포였다.

 5회에도 이숭용의 2루타와 허준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허용한 윤성환은 5이닝동안 무려 9안타(1홈런 포함) 3볼넷을 허용하며 5실점한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6개의 삼진을 뺏어낼만큼 공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흔들렸고, 승부구는 가운데로 쏠리는 경향이 많았다. 배영수를 대신하여 삼성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윤성환마저 흔들린다면 삼성의 '지키는 야구'도 위기에 봉착할 것이 분명하다.

반면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의 호투는 상대적으로 더 빛났다. 1회말 수비에서 이택근의 어이없는 플레이로 위기를 맞으며 1실점하기는 했지만 이후 6회까지 3안타 2볼넷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도 7개나 뽑아내며 삼성 킬러다운 면모를 맘껏 과시했다. 시즌 4승(1패)으로 다승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무서운 상승세를 볼 때 2009년이 이현승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어 나온 강윤구 - 조용훈 - 이동학도 1이닝씩을 나눠 던지며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3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을만큼 완벽한 피칭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만큼은 삼성의 필승계투조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신인 강윤구의 활약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타선도 너무나 무기력했다. 삼성이 기록한 안타는 단 3개였다. 김상수가 1회에 히어로즈 이택근이 타구를 놓치는 틈을 타 행운의 2루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최형우와 조동찬의 안타가 전부였다. 3개의 안타로 승리하기는 어렵다. 공수 양면에서 히어로즈에 완벽한 패배를 당했다. 마운드의 부진과 타선의 침체, 야수들의 실책이라는 최악의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삼성의 요즘이다.

삼성으로선 답답한 현실을 타개할만한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타자들은 번갈아가며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고 있다. 현재도 양준혁과 박석민이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 양준혁은 통산홈런 신기록 달성의 부담감이 부상을 키웠고, 박석민은 2군에서도 좀처럼 타격감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 한번도 '베스트 멤버'로 꾸려보지 못한 2009년 삼성의 라인업은 텅빈 대구구장 관중석마냥 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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