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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연장전 끝장승부'만이 능사일까

by 푸른가람 2008.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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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지만 쉽사리 결정짓기는 어렵다. 프로야구 무제한 연장승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시즌 들어 KBO는 팬들에게 야구의 재미를 한껏 선사하기 위해 연장전 이닝제한과 시간제한 규정을 철폐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시간제한이 없는 야구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보기로 한 것.  꾸준하게 제기되던 팬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닝으로는 12회, 오후 10시30분 이후로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선물'이 내년에도 팬들에게 주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1일 8개구단 감독자회의에서는 '끝장승부'에 대해 집중성토가 이어졌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국야구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라며 열을 내기도 했다. 당장 내년부터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

야구팬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원론적인 얘기와 현실을 인정하자는 얘기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론은 일단 존치 쪽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시간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끝장승부 자체도 많아봐야 1년에 서너경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끝장승부 자체가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시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소수의견이라고는 하지만 반대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다. 끝장승부가 오히려 경기의 긴장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선수층이 얇은 우리 야구계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고, 타석에 나서게 된다. 무기력한 삼자범퇴가 이어지고 관중석의 팬들도 야구의 참맛보다는 '지루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무작정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워서는 안된다. 야구가 원래 시간제한이 없는 스포츠니까 당연히 끝장승부로 가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숙고해봐야 한다. 물론 그 논의의 중심에 팬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끝장승부'가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 팬들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누구를 위한 '끝장승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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