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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세대 교체'와 '성적' 두마리 토끼 잡나

by 푸른가람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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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23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KBO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투수 12명, 야수 12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 대표선수를 확정했습니다. 이번 대표팀은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최일언, 김동수, 장종훈, 류지현, 이종열, 김현욱 등 6명의 코치진이 감독을 보좌하게 됩니다.

KBO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표팀은 향후 수 년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취지에 맞춰 선발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KBO 리그 선수 중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차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했고, 와일드카드로 만 29세 이하 선수 중 박세웅(롯데), 구창모(NC), 최현준(KIA) 등 3명을 선발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는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포지션별로 명단을 살펴보자면 우선 투수 파트에서는 고우석(LG), 정우영(LG), 박영현(KT), 원태인(삼성), 나균안(롯데), 박세웅(롯데),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장현석(마산용마고), 이의리(KIA), 최지민(KIA), 구창모(NC)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고우석, 정우영, 원태인, 박세웅, 구창모 등 대표팀 단골손님도 여럿 있지만 한화 문동주, KT 박영현, KIA 최지민처럼 새롭게 수혈된 젊은 피도 눈에 띕니다.

개인적으로는 나균안(롯데)과 장현석(마산 용마고)의 발탁이 인상적입니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된 나균안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지만 프로 입단 후 투수로 전향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습니다. 전향 초기에는 공의 구위 자체는 좋았지만 기복이 심하고 제구를 잡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2023년 시즌 들어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당초 4선발로 시작했지만 6승 1패 평균자잭점 2.43, WHIP 1.09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유일한 아마츄어 선수인 장현석에게도 이번 대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인 장현석은 고교야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었습니다. 야구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를 짐작케 합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3월부터 장현석의 기량을 점검했고, 구위, 구속, 경기 운영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발탁 배경 이유를 밝혔습니다. 중요한 승부처에는 등판하기 어렵겠지만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장현석의 야구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은 확실합니다.

김형준(NC)과 김동헌(키움)이 선발된 포수 자리를 두고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와일드카드로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를 추가로 선발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아시안게임과 같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대회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두 포수가 미덥지 못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양의지, 강민호 등으로 대표되는 포수의 세대교체와 한국야구의 미래를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KBO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성한(SSG), 김혜성(키움), 문보경(LG), 강백호(KT), 김주원(NC), 김지찬(삼성), 노시환(한화)이 포진하고 있는 내야수 포지션은 든든합니다. 각 포지션별로 올 시즌 KBO에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기용한 것이 눈에 띕니다. 안정적인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과 주루에서도 모자람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1루수로 강백호를 선발한 것인데 매번 국제대회 때마다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던 그였기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그간의 좋지 않았던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외야는 최지훈(SSG), 이정후(키움), 최원준(상무-KIA)으로 채워집니다. 최지훈과 이정후는 올해 초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국가대표로 참가해 좋은 활약을 보였기에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선수이고, 최근에 상무에서 전역해 KIA로 복귀한 최원준 역시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율 1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외야수로 딱 3명만을 뽑았다는 건데요 질적인 면을 떠나 부상이나 부진 등의 변수에 어떻게 대처할 지가 관건입니다. 외야 경험이 있는 강백호도 있고, 김지찬도 외야 수비 훈련을 한다는 소식도 있느니만큼 지켜볼 대목입니다.

매번 국제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고 나면 이런저런 뒷얘기들이 흘러나오곤 합니다. 최고의 선택이란 것이 따로 있겠습니까. 대표팀 감독의 욕심과는 달리 상황과 여건에 맞게 선수단을 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향후 한국야구의 장기적 발전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한국야구의 암담한 현실을 똑똑히 지켜본 바 있습니다.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과 긍지, 책임감 또한 국대 선수들이 지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조금은 침체되어 있는 한국야구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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