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라이온즈 졸전 끝 개막경기 영봉패, 박진만 야구의 첫 작품은 실패작

by 푸른가람 2023. 4. 1.
728x90

로워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웠던 삼성팬들은 또 한번 깊은 실망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네요. 4월의 첫날에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NC를 홈으로 불러들인 삼성은 0-8 완패를 당하며 2023년 시즌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경기 결과는 0-8이었지만 일방적으로 몰릴만큼의 경기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뷰캐넌은 연패 사슬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악연을 끊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경기 초반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지만 위기를 잘 넘기며 2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었던 뷰캐넌은 3회 위기 상황에서 무너졌습니다.

뷰캐넌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고 볼 배합도 깔끔하지 못했습니다. 오재일의 3회초 실책이 특히 아쉬웠습니다. 박민우와 박세혁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를 맞은 뷰캐넌은 박건우를 1루 땅볼로 유도했습니다. 공을 잡은 오재일이 홈에 정확히 송구만 했더라면 넉넉하게 3루 주자 박민우를 홈에서 아웃시킬 수 있었습니다만 이해하기 힘든 스피드와 방향으로 공이 날아갔고 강민호마저 공을 흘리면서 손쉽게 첫 실점을 허무하게 내줬습니다.

곧이은 4번타자 마틴 타석에서도 아쉬운 장면은 또 연출됩니다. 노볼 투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상황에서 어정쩡한 높이의 빠른 공을 던지다가 외야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추가로 내주며 사실상 경기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을 찾지 못했던 마틴을 너무 만만히 보고 던졌던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볼배합이었습니다.

박진만 감독의 다소 신선한(?)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4번타자에 ‘박진만의 황태자’로까지 불리는 강한울을 내세우는 라인업을 짰습니다. 컨디션이 가장 좋다는 이유였는데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든간에 강한울은 3타수 무안타 볼넷 하나만을 얻어내며 4번타자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대팀에 중압감을 주지 못하는 4번타자가 의미가 있을까요? 장타력 보다는 클러치 능력을 보겠다는데 하루하루 감독이 보기에 가장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선수를 4번타자로 돌아가며 기용하면 될까요?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면에서 박진만 감독에게는 상식적인 야구를 주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충연에 대한 사랑도 여전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는 행운이 겹치며 괜찮은 기록을 남겼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안정감을 주기에는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7회 등판한 홍정우의 부진으로 만들어진 위기 상황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최충연이었습니다. 그만큼 믿을만한 불펜투수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습니다. 최충연은 벤치의 믿음에 부응하기 못하고 쓰리런 홈런과 추가 적시타까지 내주며 만원 관중에게 깊은 탄식을 안겼습니다. 루키 이호성이 9회를 무실점으로 씩씩하게 막아낸 모습이 오늘 경기의 유일한 위안거리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144경기 중에 한 경기일 뿐입니다. 한 경기 패배가 대수는 아닙니다. 다만 경기 내용이 문제입니다. 어떻게 싸워 이기고 졌느냐가 중요한데, 오늘 경기는 팬들의 기대에 비해, 그리고 감독이 내비친 자신감에 비해 결과가 너무 나쁩니다. 또한 그 실패의 책임 중 일부는 벤치의 명백한 판단 미스에 기인한다고 봤을 때 앞으로는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뜬금없는 이재현의 도루 실패 장면도 머리에 남고, 결정적인 장면에서 주심이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볼판정도 아쉽습니다. 실험보다는 상식적인 야구를 보고 싶네요. 베테랑 선수들도 이렇게 야구해서는 안됩니다. 감독 취임 이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변함없이 얘기했던 공정한 경쟁의 결과물이 보이질 않습니다. 치열하게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