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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요미우리 상대로 스프링캠프 첫 승 신고

by 푸른가람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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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오키나와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스프링 캠프를 기분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삼성은 4일 셀룰러구장에서 열린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4-3 신승을 거뒀습니다. 선발로 나선 뷰캐넌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강한울이 2안타 1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 나가며 공격의 선봉에 섰습니다.

연습경기 6연패를 기록중이었던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부상으로 조기귀국한 김지찬을 제외한 베스트 라인업으로 타선을 꾸렸습니다. 연습경기 승패에 신경쓰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잇따른 패전이 기분좋을 리도 없습니다.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못한 타자들의 컨디션 또한 실전 경기를 통해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 경기 요미우리의 선발은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의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간의 훈련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이스 중의 에이스라고 명성이 자자했던 스가노 도모유키의 투구 내용에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스가노는 통산 238경기에 등판해 117 승 63패를 기록중이고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수상하는 등 요미우리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1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일본에 잔류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성적의 부침이 있는 편이었는데 2023년 시즌 부활 여부가 스가노의 외삼촌인 요미우리 하라 감독으로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연습경기였던만큼 전력 투구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긴 했지만 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뺐는데 주력한 변화구 위주의 피칭이었고 타자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구위는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력은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가볍게 몸풀듯 던진 투구였는데도 삼성 타자들은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에이스 스가노 이후 등판한 투수에 대한 공략도 쉽지 않았습니다. 요코가와 가이, 로페즈, 아카호시 좌완 요코가와 가이가 2이닝 무안타 무실점,  세번째 투수 로페즈에게 강한울이 5회 겨우 첫 안타를 신고할 정도로 삼성 타선은 아직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질 못하고 있습니다. 귀국 후 곧바로 시작되는 시범경기 시즌이 되면 변화의 기미가 보여질 지 기다려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타자들의 배트 중심에서 맞아 나가는 타구가 잘 보이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박한이 코치는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실전에서 훈련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안정된 제구력은 물론 벌써 구속도 150km/h 초반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 탓에 기대보다는 아쉬운 성적에 그쳤던 뷰캐넌이었기에 올시즌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제2선발이 유력한 수아레즈 역시 출발이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가장 강력한 외국인투수 원투펀치 듀오 구성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이후에 나온 투수들도 호투를 이어갔습니다. 이상민, 홍정우, 이승현(우)도 무실점으로 요미우리 타선을 잘 막아냈습니다. 수비에서는 유격수 이재현의 수비가 아쉬웠습니다. 6회말 2사후 지극히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에 어처구니 없는 1루 송구로 실책을 기록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 옥의 티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인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세대 교체를 이끄는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어쩌면 너무 무거운 부담을 지우는 건 아닌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수비의 안정감에 있어서 아직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심리적 부담감과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잘 성장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0-0의 양탐의 팽팽한 균형은 7회에 무너졌습니다. 삼성이 7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포문을 열었습니다. 구자욱, 피렐라의 연속 안타와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이원석의 내야땅볼 병살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챤스에서 베테랑 이원석으로선 아쉬운 승부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후속타자 강한울의 깨끗한 우전 안타가 이어지며 2-0 리드를 잡았습니다. 박진만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고 있는 강한울로서는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순간이었습니다. 곧이어 강민호의 잘맞은 타구가 3루 직선타로 아웃된 것이 아쉬운 장면입니다.

곧이은 요미우리의 7회말 반격에서 최충연이 1사 후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사카모토 하야토는 각각 두 차레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2013, 2017년)과 프리미어 12(2015, 2019년)에 일본 대표팀으로 참가한 데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우승 멤버이기도 한 일본을 대표하는 유격수에게 맞은 홈런이라 충격은 덜합니다만 컨디션 회복이 시급한 최충연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8회에는 강한울 대신 2루 수비로 들어간 김재상의 실책이 빌미가 돼 최충연과 교체된 박세웅이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첫 승이 또 이렇게 물건너 가나 싶던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삼성이 또 한번 힘을 냈습니다. 김헌곤, 공민규의 연속 볼넷에 이은 이해승의 번트 앤 슬래시 안타로. 다시 한번 무사 만루를 맞았습니다. 김재상과 이병헌이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를 날리며 연달아 득점에 성공해 4-2로 점수차를 벌렸고 9회말 턱밑까지 추격한 요미우리를 뿌리치고 결국 한 점 차 승리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우규민이 불안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불펜진 강화라는 삼성의 숙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거 같습니다.

경기 내용을 떠나 승리 그 자체는 누구에게나 기분좋은 일입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던 박진만 감독도 경기 후 모처럼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여전히 세밀한 부분에서는 보완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지만 오늘의 승리가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남은 기간 부상 없이 스프링캠프를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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