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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금강의 느린 가락에 바람과 갈대가 춤을 추다 - 신성리 갈대밭

by 푸른가람 202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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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들이 바람에 넘실대며 춤을 추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신성리 갈대밭을 거닐고 있다. 갈대밭 너머에는 드넓은 금강의 도도한 물결이 휘돌아 나가고 제방 옆 논바닥으로 석양이 살포시 내려앉고 있다.

황포돛대를 단 나룻배는 강을 미끄러지듯 오르내린다. 살짝 비현실적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몽환적(夢幻的)인 풍경이다. 영화 촬영지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신성리 갈대밭은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위치해 있다. 한산 모시로 유명한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 있어서 신성리 갈대밭으로 불린다. 오래전에는 곰개나루터로 불렸다는데 고려 말에 화약으로 왜구를 소탕했던 진포해전이 있었던 역사적 현장이라고 한다.

신성리 갈대밭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으로 손꼽히는 동시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에 속한다. 이전에는 무성한 갈대밭이었으나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갈대 면적의 극히 일부만 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하고, 나머지는 보존하고 있다. 자연생태체험공간이자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갈대밭의 너비는 200미터 길이가 2km에 이를 정도로 넓다. 상류에서 내려온 퇴적물이 오랫동안 쌓이고 자주 큰물이 지다 보니 하구에 자연스레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게 되었다고 한다.

갈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은 보존하고 있고 갈대밭의 일부만 공원으로 개방하고 있다. 농사를 짓기 어려운 땅이었던 덕분에 자연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겨울철이 되면 이곳에 새로운 친구들이 찾아온다. 1990년에 금강에 하구둑이 생기면서 근처에 넓은 담수호(淡水湖)가 생겼는데 청둥오리, 기러기를 비롯해 수많은 겨울 철새들이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좋은 때를 잘 맞춰 찾아가면 새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群舞)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순간이 되겠지.

 

#신성리갈대밭 #철새도래지 #서천군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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