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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제2의 이승엽'에서 'KIA의 조영훈'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by 푸른가람 201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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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삼성과 KIA가 조영훈과 김희걸의 맞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미완의 대기' 조영훈이 삼성을 떠나 KIA에 새로 둥지를 튼 지도 벌써 한달여가 되어간다. 1982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벌써 서른 하나. 야구 선수로서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조영훈이 삼성을 떠나 KIA에서 야구 인생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 지 많은 야구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본인 스스로 KIA로의 트레이드를 반길 정도로 조영훈이 처한 상황은 다급했다. 류중일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채태인이 1루에 버티고 있는데다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조영훈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로서는 전임 삼성 사령탑을 맡았던 선동열 KIA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속초상고와 건국대를 거쳐 지난 2001년 2차 2라운드 11번으로 삼성에 지명된 조영훈은 '제2의 이승엽' 이라는 극찬 속에 프로무대에 데뷔했지만 성장은 더뎠다. 지난 2008년 2군 북부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1군 무대 성적은 2006년 88경기에서 51안타 26타점 타율 2할8푼3리를 기록한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일 정도로 팬들의 높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출장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삼성 시절에 비해 지난 6월 22일 트레이드 이후 조영훈은 꾸준히 1루수로 출장하고 있다. 16일 현재 KIA 이적 후 51타수 12안타, 타율 2할3푼5리를 기록중이다. 올시즌 타율이 2할3푼4리인 것과 비교한다면 객관적인 기록 면에서는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주목해 볼 대목은 조영훈의 타점 생산 능력이다. 조영훈은 KIA 이적 후 출전한 14경기에서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루타 3개, 3루타 1개에 6월 28일 LG전에서는 만루홈런까지 터뜨리며 홈런 소식에 목말랐던 KIA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득점 기회에서 시원스런 장타를 쳐내며 꽉 막혀있던 KIA 타선에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것이다.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올시즌 KIA 타선은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다. 팀 타율은 2할6푼4리로 그리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KIA의 자랑이었던 화끈한 장타력이 실종됐다는 데 있다. KIA의 팀 홈런은 21개에 불과하다. 1위 SK가 기록하고 있는 68개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홈런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넥센 강정호의 홈런 숫자(19개)를 겨우 넘어선 실망스런 기록이다. 당연히 팀 득점(308개)과 장타율(.348)도 8개 구단 가운데 꼴찌를 달리고 있다.


이적 후에 조영훈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분명 KIA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KIA는 6월 23일 SK전 이후 7월 1일 한화전까지 7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본격적인 중위권 싸움을 예고하고 나섰다. KIA는 16일 현재 시즌 72경기에서 34승 4무 34패를 기록 중이다. "전반기 5할이면 해볼만 하다"던 선동열 감독의 생각대로 팀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KIA의 최근 상승세가 온전히 조영훈의 영입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조영훈이 KIA에 와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분명 KIA가 기대했던, 타점 생산능력을 가진 중거리 타자의 모습, 바로 그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완할 부분도 많다. 득점권 타율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컨택 능력과 선구안은 조영훈의 성장을 가로막는 아킬레스건이다.

2할대 초반의 타율로 막강 KIA 타선의 한자리를 꿰차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부진에 빠져 있는 KIA 중심타자들은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KIA라고 해서 언제까지 무한한 기회가 부여된다는 보장 또한 없는 것이다. '제2의 이승엽'이 아닌 KIA맨 조영훈. 그는 지금 야구인생 최대의 기로에 서 있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2222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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