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
'욕설파문'으로 단박에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에 그 이름을 당당히 올리고 비난과 공격속에 2군으로 내려갔던 그가 7월5일 한화전에 등판했다고 한다. 지난달 18일 2군으로 내려간지 2주일여가 흘렀다.
언론을 통해 본 SK 입장은 이렇다. 2군에 내려간 윤길현이 정신적 공황에 빠져 훈련도 제대로 소화지 못하고, 2군에서도 최악의 투구를 하고 있어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얘기다. 곧이곧대로 듣자니 이대로 두면 선수 한명의 인생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칠 것 같다.
"벌써 올라왔나? 반성은 제대로 한건가?"는 분위기와 "젊은 선수가 한번 실수할 수도 있지. 저도 힘들었을테니 이제 그만 용서해주자"는 분위기가 아직은 팽팽한 듯 하다. 특히나 피해 당사자(?)인 KIA 팬들의 분위기는 아직은 냉랭한 것 같다. 자숙의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소속팀 SK가 최근 3연패(5일경기까지 합산하면 시즌 첫 4연패)의 부진에 빠지자 팀 사정상 전력 보강을 위해 윤길현 본인의 반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올릴 수 밖에 없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일면 그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프로야구판 뿐만 아니라 야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까지 널리 알려진 일대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기에 아직은 그 파문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복귀시기를 잡은 것은 SK가 또 한번 무리수를 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시기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윤길현 선수가 그날의 행동에 대해 얼마나 가슴깊이 뼈저린 자기성찰과 반성을 했느냐 하는 점이다. 그 시간은 단 하루일 수도 있고,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또한 그 반성의 진정성은 본인만이 알 수 있을 것일테고..
아무튼, 다른 야구팬들이 용서하고 못하고간에, 잊고 못잊고 간에..난 윤길현이란 선수를 용서하기로 했다. 아니, 그때 그 사건을 잊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은 없다. 야구장에서, 혹은 TV중계화면에서 윤길현을 보며 문득문득 '식빵'이 떠오를 지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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