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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윤길현, 그래도 지킬 건 지키며 살자

by 푸른가람 2008.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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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특정팀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쓴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 아쉽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때 SK의 정근우선수를 책하는 글(  http://kangks72.tistory.com/61 )을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몇개월이 지난 지금에 또 이런 류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게 참...

 습관처럼 들런 야구사이트에서 윤길현의 이름을 보고 또 무슨 사단이 나긴 났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되어 네티즌들에게 집중성토당하고 있었다. 도대체 뭔 일이었길래 이토록 처참하게 일방적으로 까일 수 있을까?

일단 사건의 발단은 이 동영상으로 대신할까 한다. 길게 말해봐야 별 소득도 없고, 영상보다 더 효과적으로 묘사하기도 어려울 성 싶다.

[Flash] http://play.pullbbang.com/1184947.swf


뭐 좀 심하긴 해도 이정도 일은 가끔 야구판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니 나중에 사과 하고, 선수들끼리 잘 풀면 그만일 수 있다 싶었다. 그런데 이 정도 일로 사람들이 그렇게 흥분할까?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던 거 같다.

 

이게 그 유명한 식빵 세레머니란다. 물론 이전에 이종범과 같은 대선배에게 반말로 대든 장면이라든가, 덕아웃에 들어가 마치 개선장군이 된 것처럼 동료들과 농지거리를 하는 모습도 있었다. 도대체 상식이 있는 선수들인가?

윤길현. 대번에 검색순위 1위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1983년 9월생. 대구고를 졸업하고 2002년도에 SK에 입단. 사실 윤길현은 이 지역 유망주였고 내심 삼성에 1차지명을 받지 않을까 기대를 했던 선수였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아닌 SK에 간 이후로도 그 선수가 등판할 때는 조금은 애틋한 느낌이 들던 선수였었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실상은 기본적인 매너조차 배우지 못한 선수였다니 참 실망이 크다.

김성근감독, 이만수코치님. 신경좀 써주세요. 제발..

야신으로 불리시는 김성근감독님. 하루 24시간을 오직 야구에 대해서만 생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좋습니다. 많은 야구팬들이 감독님을 '야신'으로 부르며 칭송합니다. 해박한 야구지식, 산전수전 다 겪으신 경험. 이런 것들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야구선수 이기전에 한명의 성숙한 사회인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나요? 혹시 개인적으로 그동안 한국야구판에서 느꼈던 피해의식때문에 그동안 계속되어온 논란을 애써 무시하고 계신건 아닌가요? 모른체 방치하고 계신건 아닌지요?

만수형님! SK의 수석코치이기전에 제게는 프로야구의 신화와도 같은 인물이시잖습니까? 예전에 은퇴를 전후해서 가졌던 여러번의 만남에서 형님께서 말씀하셨던 것들 다 잊으신 겁니까? 지도자가 되어서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면 진정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 이기는 야구가 아닌, 즐기는 야구를 하도록 하겠다던 그 호언장담은 어디로 사라진겁니까? SK의 차기 감독자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김성근감독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겁니까? 후배들의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지 않도록 따끔하게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직도 프로야구의 대스타 이만수보다는 인간 이만수를 좋아합니다. 사석에서 보여주셨던 그 소탈한 모습, 팬들과 가까이 다가서는 모습. 그 모습을 제가 앞으로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순간의 실수는 용서할 수 있습니다. 아니, 용서해야만 합니다. 윤길현선수는 아직 어립니다.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프로야구의 큰 재목입니다. 하지만, 야구선수는 야구기계가 아닙니다. 삼진을 잡고, 홈런을 치고, 도루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러나 그들도 똑같은 사회인입니다. 어떤 사회든 기본적인 예의가 있고, 도덕적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인상깊게 봤던 '생활의 발견'이란 영화속 대사 한마디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우리 인간은 못돼도, 괴물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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