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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74

사시사철 아름답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다시 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해 겨울 말로만 듣던 고운사를 처음 다녀온 이후 고운사는 그 이름처럼 고운 느낌으로 남아 있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찾곤 합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 올겨울에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군데군데 내린 눈이 꽁꽁 얼어 붙어 있는 길을 조심스레 따라 하얀 눈과 푸른 하늘빛이 조화를 이루는 고운사의 겨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이전에도 몇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이곳 고운사는 민가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어서 고요한 산사다운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입구에 매표소도 없고 어지러운 상가들도 없습니다. 조계종 제16교구 본사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절 자체도 아담한 규모이고 위압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지요. 어느 곳이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독특한 매력이.. 2011. 1. 7.
서설(瑞雪)이 내린 초겨울의 봉정사 풍경 봉정사를 한두번 갔던 것이 아니니 뭐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곳입니다. 그래도 이날처럼 흰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봉정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건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마침 소니 알파55 라는 새로운 기종을 손에 넣게 돼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걸음에 달려가려 했습니다만 안동 지역은 추운 날씨에 내린 눈에다 구제역 때문에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알파55에 번들렌즈로 담은 첫 샷입니다. 딱히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크고 무거운 DSLR에 비해 훨씬 가볍고, 작은데다 그런대로 사진찍는 맛도 있는 것 같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재주 없는 사람이 원래 연장 탓 한다고 하지요. 너무 큰 욕심도 부리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생활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잠깐 만져본 느낌은 "그래 .. 2010. 12. 31.
비로봉 중턱에 자리잡은 천년 가람 비로사 멀리 소백산의 비로봉이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영주 비로사. 익히 이름을 들어봤던 절이라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는 조금 쇠락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찬바람을 맞으며 삼가리 탐방지원센터에서 걸어서 삼십분 정도를 올라가는 수고를 한 것 치고는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비로사는 비로봉을 오르는 등산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굳이 비로사만을 찾아 이곳에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신자에 한해 차량을 이용해서도 비로사에 당도할 수 있으니 힘들게 걷지 않아도 되지만 이왕이면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산을 오르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불필요한 오염을 유발하지 않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다. 비로사는 통일신라시대때 창건되었으니 천년이 훨씬 넘은 고찰이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소실되고 훼손된.. 2010. 12. 28.
이차돈 순교의 전설이 전해오는 경주 백률사 지금은 떠났지만 경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면서도 이 유명한 절을 단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게 지금 와 생각하면 조금 놀랍기도 하다. 어른들이야 생수 뜨러, 혹은 운동하러 많이들 가는 곳이었다. 근처에 화장터가 있어 예전부터 비오는 날이면 조금 분위기가 으시시하단 얘길 자주 들어서 일부러 찾진 않았던 거 같기도 하다. 한참 시간이 흘러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대로 백률사를 찾아갔지만 허탕이었다. 처음에는 입구에서 몇번을 헤매다가 결국 주차장 근처에 있는 작은 절이 백률사겠거니 하고 찾아 들어갔다. 그래도 백률사면 꽤나 유명한 절인데 이렇게 작고 허름할까 싶더니만 결국 굴불암이라는 암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률사는 아래서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나온다. 이상한 것이 통상은 절이 아래쪽에 있고, 암자는.. 2010. 12. 24.
'절다운 절'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의 만추(晩秋) 지난 주말에 의성 고운사를 잠깐 다녀 왔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이미 단풍이 다 졌겠거니 걱정했었는데 고운사는 가을빛이 완연했습니다. 지난 9월 중순에 고운사를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때는 가을이라곤 해도 아직은 푸른 빛이 많았었는데 불과 한달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세상 풍경을 확 바꿔 주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제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역시 가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 어느해 보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준 덕분에 올 가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고운사 입구의 모습입니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다 입구의 번잡한 식당이나 상가도 하나 없는 '절다운 절' 고운사 숲길을 들어서면 온통 붉게 타오르는 듯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숲길 초입에는 천년 송림 체험로.. 2010. 11. 8.
넓은 들과 마을,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린 사찰 남원 실상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가을 산사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남원 실상사로 잡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피곤해 88고속도로로 바로 대구까지 돌아올까도 고민했었지만 어차피 가는 길이니 잠시 들렀다 가도 괜찮겠다 싶었지요. 잠시동안의 수고 덕분에 독특한 느낌의 실상사라는 절을 알고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상사는 사실 그 전부터 가봐야지 하는 생각은 했던 절입니다. 올해 봄에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을 때도 근처에 실상사가 있길래 잠시 들러보고 싶었지만 함께 갔던 일행들이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 그냥 돌아와야 했었거든요. 대구에서 남원까지도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보니 이번에 모처럼 전라도 쪽으로 나선 김에 돌아보고 오는 편이 낫다 싶었습니다. 실상사 사진을 보아 왔기 때문에 보통의 절과는 .. 2010. 11. 7.
가을 단풍의 명소 백양사 쌍계루를 마음에 담다 얘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백양사. 늘 맘만 먹고 움직이질 못했었는데 올 가을에는 몇해만에 드디어 그 멋진 백양사 쌍계루를 직접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때는 백양사 단풍축제가 열리기 바로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물론 그날도 단풍 행락객은 많았지만 다행스럽게(?) 축제를 피해 나름 여유롭게 백양사의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듣던대로 참 좋더군요. 괜히 사람들이 백양사, 백양사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역시 우리나라 단풍 여행의 최고 명소인 내장산 국립공원의 내장사를 다녀와 무척 만족스러웠었는데 역시 단풍은 내장산이 최고인 게 맞나 봅니다. 이곳 백양사는 행정구역상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역시나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습.. 2010. 11. 7.
천개의 불상과 석탑으로 가득찬 화순 운주사 운주사는 제게 그리 익숙한 사찰은 아니었습니다. 천불천탑의 사찰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 보면 꽤나 유명한 절인 거 같은데 불과 몇달 전에 운주사라는 절이 전라도 화순땅에 있다는 걸 알았을 정도니까요. 이번에도 주로 전라북도 일대의 사찰을 주로 돌아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운주사는 코스에 넣어두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안 가 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습니다. 운주사를 제게 추천해준 분에게 정말 맘속으로 몇번이나 감사를 드렸는지 모르겠네요. 절이 크고 웅장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주변 풍광이 수려하거나 단풍이 아주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라서 그랬던 것도 물론 아니구요. 운주사는 제가 지금까지 다녀본 사찰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여느 사찰과 마찬가지로 절 입구에서 표를 끊어 들어가면.. 2010. 11. 7.
고요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넘쳐 흐르는 구례 화엄사 오래 전부터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화엄사를 찾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하루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멋진 곳을 모르고 지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화엄사는 그 규모에 있어서는 웅장하지만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아주는 그런 절인 것 같아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화엄사는 조계종 제19교구의 본사다. 여느 조계종 본사들이 그렇듯 본사의 위치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한다. 화엄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면 누구라도 그 웅장함에 절로 탄성을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 일주문부터 본전인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깔끔하고 단아하게 정돈된 모습 그 자체다. 크고 웅장한 사찰에 들어.. 2010. 8. 2.
빛바랜 단청과 오층전탑이 아름다웠던, 활짝 열린 사찰 송림사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 볼 게 있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마침 팔공산 근처에서 2박 3일간의 교육이 있어 첫날 일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있는 송림사를 찾았다. 동명에서 팔공사 가는 길가에 이정표가 있어 지날 때마다 궁금한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음을 기약하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송림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미리 알아 보았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에 위치한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인 544년에 중국 진나라에서 명관이 귀국하며 가지고 온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고려시대인 1092년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였으나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었다 한다. 이후 조선시대에 두차례 중건되었으나 현재는 .. 2010. 7. 15.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영천 만불사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일부러 가보지 않았던 곳이 영천 만불사였다. 개인적인 경험 탓에 조금 부정적인 첫인상을 가진 곳이었다. 절이라기 보다는 종교를 내세워 돈벌이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만불사는 그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사찰이다. 사찰 측 설명에 의하면 20만 부처님이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말이 쉬워 20만이지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숫자도 숫자거니와 높이 33m에 달하는 아미타대불의 위용도 대단하다. 이 불상은 해발 236m의 산 중턱에 있어 인근의 경부고속도로나 국도 상에서도 사방 팔방 훤히 보인다. 또한 표면을 도금 처리하고 100여개의 직,간접 조명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밤에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법주사나 낙산사의 .. 2010. 7. 9.
동아보살이 죽어서도 지키고 있는 선무도의 본산 골굴사 동해 바다 근처의 아늑한 함월산에 자리잡고 있는 골굴사는 한국의 소림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선무도와 템플스테이, 그리고 마애여래좌상도 골굴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워낙에 이런저런 방송 프로그램이나 신문 보도로 많이 알려진 덕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골굴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6세기 무렵에 서역에서 온 광유성인 일행이 이 곳에 12개의 석굴을 짓고 가람을 조성한 인공 석굴사원이다. 중국의 돈황석굴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그 규모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담하다 하겠다. 함월산 석회암 절벽 군데군데 석굴이 뚫려있고, 맨 위에 보물 제 581호로 지정되어 있는 마애여래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불상은 높이가 4m에 폭이 2.2m 정도인데 비바람으로 인한 훼손을 피하기 위해.. 2010.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