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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22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순간, 꽃피는 봄이 오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눈처럼 흩날리는 때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나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무심히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올드보이’, ‘범죄와의 전쟁’, ‘명량’ 등 수많은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로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최민식 배우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입니다. 최민식 배우가 이런 멜로/로맨스 장르에 출연했다는 것도 무척 이채롭게 느끼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여러 대작 영화들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그도 초기에는 ‘파이란’과 같은 로맨스 영화에서 삼류 건달 역할을 맡으며 깊은 내면 연기를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해 낼 줄 아는 멋진 .. 2024. 4. 20.
연상호 이름값 못한 넷플 신작 '선산' 넷플릭스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선산'이 19일 오픈되었길래 간만에 넷플을 켰다. 연상호 감독의 넷플 전작 지옥을 꽤나 흥미롭게 봤었기에 기획과 각본을 맡았다는 이번 작품에도 관심이 갔었다. 참고로, 선산의 연출을 맡은 민홍남 감독은 오랫동안 조감독으로 활동해 온 분이라고 한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도입부에 비해 극이 진행될수록 선산이 아닌 먼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뭘까. 디테일도 떨어지고 개연성도 부족한.. 만들다가 만 듯한 찝찝함을 참으며 6화를 클리어했다. 인간의 탐욕, 금기, 무속 등 다양한 소재를 버무려 놨지만 깊은 맛이 나질 않고 각각의 재료들이 어설프게 겉도는 느낌이다. 설마 시즌2가 나오지는 않겠지? 2024. 1. 21.
그대, 편안함에 이르렀나 흔히들 각자의 인생 드라마가 있다고들 하는데 나에게도 손꼽히는 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나의 아저씨'라고 할 수 있겠다. 2018년 봄에 선물처럼 내 곁에 찾아 왔으나 보는 눈이 없던 나는 정작 본방 당시엔 챙겨보질 않았었다. 잠깐씩 보긴 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어두워 오래 지켜보기 힘들었다. 노래 잘 하는 아이유가 이제 연기도 제법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중 이지안이 처한 상황은 정말이지 그 나이때의 소녀가 짊어지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어서 그저 회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지안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박동훈 삼형제며, 그의 오랜 동네 친구들까지 호평 속에 드라마는 막을 내렸고 1년 여의 세월이 훌쩍 또 지나고서야 마침내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극 초반의 여러 고비를 힘겹게 넘기고.. 2023. 1. 22.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십년도 훨씬 지난 드라마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있는 명작(名作)이다. 드라마가 명작의 반열에 오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탄탄한 스토리가 우선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완벽을 추구하는 연출가의 의지와 노력도 요구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력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하얀거탑'을 떠올릴 때면 가슴이 벅차다. 흙수저로 태어나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정의롭지 못한 일들도 서슴치 않았던 야망의 화신같았던 장준혁 과장. 영 마뜩찮았던 삐뚤어진 욕망이 이해가 되고 한편 연민의 마음까지 들었던 건 그 삶이 비단 짧기만 했던 화려한 절정에서 요절(夭折)로 허망하게 귀결된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준혁은 김명민 그 자체였다. 그의 말과 몸짓 하나.. 2023. 1. 14.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따뜻하고 잔잔했던 드라마 따뜻한 봄날씨같은 마무리로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습니다. 소설가 이도우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16회는 박민영, 서강준이 북현리에서 재회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의 마지막 모습들도 모두 따뜻한 것이어서 드라마를 지켜보아왔던 시청자들의 마음도 훈훈했을 것 같네요. 최종회의 시청률은 2.7%를 기록했네요. 드라마 초반부터 꾸준히 그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가슴 따뜻한 힐링 로맨스를 표방하며 출발했던 드라마였기에 크게 눈에 띄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가정폭력과 살인, 학교 내 따돌림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서사한 방식 자체는 불쾌하거나 거북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를 집중해서 끝까지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극.. 2020. 5. 1.
'Caro mio ben' 모처럼 집중해서 영화 한편을 봤다.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등이 좋은 연기를 펼친 '침묵'이란 영화. 사실, 영화의 내용의 단순하다. 생애 가장 좋은 날에 어처구니 없게 맞이한 최악의 순간.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최민식은 결국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부성애를 한껏 드러낸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영화가 기억나는 것은 극의 후반부에 최민식이 이미 죽어버린 약혼녀 이하늬를 떠나 보내는 장면에서 나오던 음악 때문이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약혼녀가 아니라 약혼녀를 쏙빼닮은 여자였지만, 최민식이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하늬가 눈물을 흘리며 "괜찮아" 하던 그 장면. 마치 꿈을 꾸는 듯 했다. 때맞춰 흘러나온 'Caro mio ben'는 이 영화의 백미를 그렇게 더.. 2018. 12. 26.
김동률 6집 - 고백 음원을 석권하고 있다는 소릴 듣긴 했는데 그저 팬덤 덕분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는데 들어보니 역시 좋구나. 김동률이란 이름 석자에 어울리는, 이 계절에 어울릴 법한 노래들이다. 그 중에서도 좋은 노래를 골라 보라면 타이틀 곡인 동행, 이상순이 피쳐링을 한 청춘, 내 사람, 고백 정도가 되겠다. 첫 느낌이니 자꾸 들어보다 보면 호불호가 달라질 순 있겠지만. 2014. 10. 5.
타루 - kiss kiss 어느 날이었던가. 마침 고향으로 출장을 갔던 날이었다. 익숙한 들녘풍경을 우두커니 지켜보며 도로를 달리던 순간. 거짓말처럼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 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던 노래였는데도 왜그리 익숙하고 친숙하게 들렸는 지 모를 일이다. 마치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달리는 느낌이었다. 꿈을 꾸며 그 꿈속으로 걸어들어가는 환상이 들었다. 아~ 몽환적이란 게 이런 걸 얘기한 거였지? 그날로부터 한달 정도가 흘러 작정하고 다시 이 노래를 찾아 들었는데 여전히 좋구나. 이 노래를 들으며 어딘가를 끝없이 걸어보고 싶구나. 2014. 8. 17.
아름다운 나라 우리 땅 구석구석으로 떠나게 만드는, 여행을 부르는 노래가 있다. 어쩌면 이토록 우리 땅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넘칠 수 있을까. 저 산자락에 긴 노을지면 걸음 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시네 밤 달빛에도 참 어여뻐라 골목 골목 선 담장은 달빛을 반기네 겨울 눈꽃이 오롯이 앉으면 그 포근한 흰빛이 센 바람도 재우니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큰 바다 있고 푸른 하늘 가진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강 물빛소리 산 낙엽소리 천지 사방이 고우니 즐겁지 않은가 바람 꽃 소리 들풀 젖는 소리 아픈 청춘도 고우니 맘 즐겁지 않은가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큰 바다 있고 푸른 하늘 가진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 2013. 9. 6.
뻔한 스토리에 마음이 끌리다 - 7번방의 선물 이것도 벌써 오래 전 기억이 됐다. 모처럼만의 과 회식을 뭔가 색다른 것으로 해보자는 제안으로 이른바 '문화 회식'이란 걸 하게 됐다. 오페라, 연극, 뮤지컬 등등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지만 역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관람이 최종 메뉴로 낙찰됐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내키지 않았는 지 몰라도 나처럼 몇년에 한번 영화 볼까 말까 하는 사람에겐 절호의 기회. 요즘 대세로 떠오른 류승룡이 주연으로 나오고 박신혜, 오달수를 비롯한 명품조연들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역시 연기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연기를 펼쳐 준 아역배우까지. 영화 스토리는 참 뻔하다. 그 뻔한 내용엗 불구하고 억지 눈물, 감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에 지나치게 영화스러운 설정이 .. 2013. 2. 3.
꿈꾸는 돌멩이 마시따 밴드의 '돌멩이'란 노래. 요즘 필이 꽃혀서 열심히 듣고 있다. 이 곡은 MBC 스포츠 플러스 채널의 '베이스볼 투나잇 야' ost로 얼마전에 새롭게 선을 보였는데 역동적인 스포츠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면서도 또..한편으로는 인생과 곧잘 비교되곤 하는 야구의 깊은 맛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자꾸 흥얼거리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곡이다. 노랫말을 음미하면서 들어보면 더 공감이 가는 노래다. 깊은 울림이 있어서 좋다. 흙먼지가 날리고 비바람이 불어와 뼈속까지 아픈데 난 이를 악문다 아등바등 거리는 나의삶을 위해서 내 맘둘곳 찾아서 난 길을 떠난다 나는 돌멩이 이리치이고 저리치여도 굴러가다 보면 좋은날 오겠지 내 꿈을 찾아서 내사랑 찾아서 나는 자유로운 새처럼 마음껏 .. 2012. 4. 28.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부끄러운 말이지만, (사실 이런 것까지 부끄러워 해야 하는 건 지 잘 모르겠지만..) 난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요조라는 가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의 본명이 신수진이며, 1981년생으로 홍대 여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으며,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한때는 이상순의 애인이었다는 것도. 사실 그따위 것들이 뭐 그리 중요하랴. 가수는 역시 노래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며 그런 면에서 요조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라는 곡이 마음을 끈다. 부드러운 음색에 어울리는 기타의 선율, 그리고 그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사랑의 마음.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저 멀고 먼 하늘의 끝 빛나는 작은 별을 따러 "다녀올께" 하고 인사하고선 하늘로 오르고 싶다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2012.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