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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절다운 절'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의 만추(晩秋)

by 푸른가람 201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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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의성 고운사를 잠깐 다녀 왔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이미 단풍이 다 졌겠거니 걱정했었는데 고운사는 가을빛이 완연했습니다. 지난 9월 중순에 고운사를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때는 가을이라곤 해도 아직은 푸른 빛이 많았었는데 불과 한달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세상 풍경을 확 바꿔 주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제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역시 가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 어느해 보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준 덕분에 올 가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고운사 입구의 모습입니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다 입구의 번잡한 식당이나 상가도 하나 없는 '절다운 절' 고운사 숲길을 들어서면 온통 붉게 타오르는 듯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숲길 초입에는 천년 송림 체험로가 있습니다. 길이가 1km 정도인데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경사도 그리 급하지 않은 편이라 크게 부담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솔길이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소나무숲의 푸른 빛 가운데 노랗고, 빨간 빛들이 섞여 더욱 돋보여 보입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고운사 숲길은 참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아스팔트로 포장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맨들맨들합니다. 맨발로 걸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절 바로 앞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 다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상쾌한 공기에 멋진 풍경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일석삼조, 사조쯤 되겠네요.





산사의 가을은 해가 무척 짧습니다. 이제 겨우 네시 가까운 시각인데도 주변이 벌써 어둑어둑 해집니다. 멀리 공양간에서는 저녁 공양을 올릴 밥을 짓고 있나 봅니다.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 어릴 때면 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시골에 가서도 굴뚝에 연기나는 모습을 쉬 보기 힘들지요.







이제 세번쯤 가다보니 고운사의 배치가 눈에 들어 옵니다. 만덕당 마루에 걸터 앉아 극락전 너머로 보이는 등운산을 바라보는 것도 늘 기분 좋은 일입니다. 연화반개형의 천하의 명당터라고 하니 여기서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돌아가도 좋겠지요. 고운사를 대표하는 건물인 가운루도 정겹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고운사의 늦가을 풍경을 보려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테지요. 계절은 어차피 반복되는 법이니 다시 돌아오겠지만 하루하루 멀어져가는 청춘은 마치 서쪽 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가을 햇살처럼 아쉽게 느껴집니다.



* 고운사 관련 포스팅
- 이름처럼 아늑하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
http://kangks72.tistory.com/601
- 아름다운 고운사의 가을 숲길을 거닐다 : http://kangks72.tistory.com/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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