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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사시사철 아름답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by 푸른가람 201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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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해 겨울 말로만 듣던 고운사를 처음 다녀온 이후 고운사는 그 이름처럼 고운 느낌으로 남아 있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찾곤 합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 올겨울에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군데군데 내린 눈이 꽁꽁 얼어 붙어 있는 길을 조심스레 따라 하얀 눈과 푸른 하늘빛이 조화를 이루는 고운사의 겨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이전에도 몇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이곳 고운사는 민가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어서 고요한 산사다운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입구에 매표소도 없고 어지러운 상가들도 없습니다. 조계종 제16교구 본사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절 자체도 아담한 규모이고 위압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지요.



어느 곳이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법입니다. 이 곳 고운사에 오면 늘 가운루와 연수전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가운루는 신라시대의 이름난 유학자 최치원이 건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작은 계곡 위에 돌기둥을 세우고, 또다시 그 위에 나무기둥을 세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입니다.



연수전은 조선시대 영조임금이 내린 어첩을 봉안한 곳입니다. 흔히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정책에 따라 불교가 억압을 받았다고 알고 있지만 실상은 왕가에서 불교를 많이 믿고 숭상했다고 하네요. 특히나 영조임금은 대구 파계사와 관련되어서도 그렇고, 여러모로 불교와는 인연이 깊은 군주였던 것 같습니다.



이 건물은 조선 고종때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햇수로 치자면 백여년 정도 지났겠지만 그 느낌은 수백년 이상 된 건물처럼 고풍스럽게 느껴집니다. 연수전을 들어서는 만세문에 서서 좁은 문틈 사이로 바라보는 느낌이 왠지 좋더군요. 연수전 담벼락 안에 서면 고운사 경내가 한눈에 잘 보입니다.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대웅전을 지나 작은 언덕을 오르면 나한전과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래 지금의 나한전 자리에 대웅전이 위치해 있었는데 지금의 대웅전을 새로 지으면서 옮겨졌다 합니다. 나한전 아래는 삼층석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 서서 고운사를 내려보다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이곳은 일주문을 넘어 고운사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천왕문입니다.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는 천왕들의 모습이 무섭다기 보다는 정답게 느껴지네요. 특히 붉은 머리장식은 마치 가을 단풍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렬하네요. 천왕문 너머 고불전과 멀리 가운루가 보입니다. 불자들의 힘을 모아 구제역을 이겨내자는 플랭카드도 내걸렸습니다. 이번 구제역이 얼마나 심각한 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운사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처음에는 고운사(高雲寺)로 불리다 이후 최치원이 이곳에 가운루와 우화루를 짓고 머물게 되면서 고운사(孤雲寺)로 이름이 바뀌었다 합니다. 아시다시피 고운(孤雲)은 최치원의 호입니다. 외로운 구름이라..최치원의 삶처럼 멋진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시사철 아름답고 고운 절, 경북 의성의 고운사에 한번 와 보세요.

* 고운사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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