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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PO3차전 선발 장원삼, 잠실에서 얼마나 강했길래

by 푸른가람 201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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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마운드에서만 서면 위풍당당해지는 투수가 있다고 한다. 그를 위해 소속팀의 감독은 중요한 1차전 선발의 중책마저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투수에게 맡기고 그를 3차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과연 잠실구장에서 얼마나 강했길래 페난트레이스 기록은 그저 참고용일 뿐이라던 그가 이토록 파격적인 선택을 했을까?

다들 아시겠지만 앞서 말한 잠실구장 맞춤형 투수는 장원삼이다. 장원삼의 기록을 살펴보면 그는 올시즌 두산을 만나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 3.04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무적이다. 단 한번의 패전도 기록하지 않을만큼 자신감이 충만할 만 하다. 잠실구장에서의 기록만 보면 더 놀랍다.


그는 올시즌 잠실구장 마운드에 6번 올라 4승 무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1.14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짠물투구를 보였다. 장원삼의 눈에 띄는 훌륭한 성적표에 선동열감독의 마음이 흔들렸을 지 모른다. 아마도 선감독은 1, 2차전을 홈에서 잡은 후 장원삼이 부담스런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홈구장보다 더 마음 편하게 투구할 수 있는 잠실에서 등판시켜 플레이오프를 3차전에서 매조지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비록 홈 2연전에서 1승 1패를 거두긴 했지만 경기 내용만 보자면 완벽한 패배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심타자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뭔가 짜임새 있게 돌아가던 삼성 스타일 야구가 힘을 잃었다. 2차전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두산 선수들이 분위기를 탄 상황이라 3차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맘 편하게 던지게 해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장원삼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상대해야 할 두산 선발도 만만찮다. 김선우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들어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페난트레이스에서도 김선우는 삼성전에서 4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 3만관중이 꽉 들어찬 그 팽팽한 분위기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이 큰 무기다.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다. 잠실 맞춤형 투수 장원삼의 3차전 투입이 기가 막힌 승부수가 될 지, 악수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의 승부추가 한 쪽으로 기울 것만은 확실하다. 어느 팀이든 내일 경기를 놓친다면 후일을 도모하기 어렵다. 어차피 포스트시즌 경기야 한게임 한게임이 결승전이라지만 사실상 3차전이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두산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지만 투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삼성은 정상궤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는 경기감각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1차전 6:5, 2차전 4:3 한점 차 짜릿한 승부가 이어지는 명승부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단 한경기도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졸전의 연속이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야구팬들에게 삼성다운 야구를 보여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프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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