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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히어로즈,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by 푸른가람 2009.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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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 영남 라이벌간 혈투의 전리품처럼 여겨졌던 '4강' 마지막 티켓 한장의 주인공을 점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4위권과 거리를 두고 있던 히어로즈가 막판 힘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4위싸움에 미련을 버리고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갈 것처럼 보였던 히어로즈가 내심 욕심을 낼만한 상황으로 프로야구판이 묘하게 바뀌고 있다.

시즌 첫 한달을 5위(10승 12패)로 출발했던 히어로즈는 5월초 7위로 떨어진 이후 5, 6위 자리를 오가며 좀처럼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에이스 장원삼(4승 8패 ERA 5.54)은 스토브리그 기간중에 겪은 트레이드 파동 후유증 탓인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마일영(5승 7패 ERA 6.60)의 공도 예전의 구위를 잃었다.

그나마 이현승이 12승 6패(ERA 3.13)를 거두며 신예 이보근(7승 7패 2홀드 5세이브 ERA 4.60), 황두성(3승 2패 9세이브 ERA 3.04)과 함께 무너진 마운드를 근근히 지탱하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취약한 선발진(선발투구이닝 8위)과 팀방어율(7위) 등 객관적 수치를 살펴보더라도 히어로즈의 투수력은 팀성적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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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공격력은 히어로즈가 비빌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다. 이택근, 송지만, 클락, 이숭용 등의 3할타자는 물론이고 강정호, 황재균, 브룸바의 방망이도 여전히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8개구단 가운데 타율과  홈런은 2위,  출루율 3위, 장타율과 타점, 도루 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화끈한 장타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덕분에 히어로즈는 롯데와 삼성을 상대로 호기롭게 막판 승부수를 던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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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현재 히어로즈는 4위 롯데에 3.5게임차 뒤진 채 6위를 달리고 있다. 바로 윗자리에 버티고 있는 삼성과도 2경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전적에서 7승6패로 앞서 있는 롯데가 삼성(7승 9패로 히어로즈가 열세)보단 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두 팀 모두 히어로즈에게 버겁긴 매한가지다.

각 팀이 불과 서른 경기 안팎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3.5게임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전력에서도 딱히 두 팀에 비해 나을 것도 없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102경기를 소화한 히어로즈가 아직 페난트레이스 종료까지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남은 경기수가 많다는 것은 어쨌든 시즌 막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시 변수는 잔여 경기에서의 맞대결 결과이다. 히어로즈는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던 삼성과 3경기를, 호각세에 있는 롯데와 6번의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4위 경쟁자와의 맞대결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2009년 히어로즈의 운명도 분명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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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팀창단과 더불어 가시밭길을 걸어온 히어로즈이기에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히어로즈 홈페이지에 새겨진 글귀처럼 "포기할 수 없는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2009년 시즌을 향해 당당히 돌진하는" 영웅들의 막판 스퍼트를 팬들은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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