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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히어로즈 11차전 리뷰 - 히어로즈전 5연승, 징크스를 떨쳐버리다

by 푸른가람 200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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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히어로즈전 파죽의 5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삼성은 7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7회말에 터진 강봉규(시즌 8호)의 홈런으로 얻어낸 결승점을 잘 지켜내 4:3의 기분좋은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서 삼성은 6월초의 홈 3연전 스윕에 이어 7월초에서도 기분좋은 시리즈 스윕을 이끌어내며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6승 5패로 앞서게 됐다.

7월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10차전에서도 삼성은 히어로즈의 떠오르는 좌완 유망주 강윤구를 5회말 공격에서 일순간 무너뜨리며 10:3의 쾌승을 거뒀었다. 이날 4회 공격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며 강윤구 공략에 애를 먹었던 삼성 타선은 4회 2사후 이영욱의 볼넷을 기회로 신명철의 홈런이 이어지며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신인투수의 빈틈을 무서우리만치 매섭게 물고 늘어졌다.

어제 우천으로 한 경기를 쉰 양팀은 오늘 경기 장원삼과 이우선을 선발로 내세웠다. 선발투수의 네임밸류에선 당연히 장원삼이 앞섰지만, 어차피 오늘 경기는 선발보다는 불펜싸움이 관건이었다. 전날 비로 한 경기를 쉰 데다, 내일도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다보니 불펜진의 잉여전력을 총동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히어로즈는 믿었던 장원삼이 1회부터 최형우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장원삼의 불운은 그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2사후 양준혁의 2루타와 박석민의 볼넷이 이어졌고, 기어이 조동찬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째를 헌납했다. 김시진감독의 투수운용 구상이 초반부터 꼬이는 순간이었다.

반면 삼성의 신고선수 출신 이우선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삼성 마운드의 숨통을 트여줬다. 첫 등판이었던 6월 11일 SK전 4.1이닝 2자책 이후 오늘 경기 전까지 4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한번도 3점 이상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6월 28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생애 첫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었다.

에르난데스, 크루세타 두 외국인투수 뿐만 아니라 삼성의 선발투수들이 전반적으로 롤로코스터 피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이우선은 코칭스탭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투수 운용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물론 지금까지 한 경기 최다 투구이닝이 5이닝에 불과하고, 9이닝당 탈삼진갯수도 4.24개에 불과하지만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절묘한 피칭과 안정적인 제구는 제2의 흑마구 투수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우선은 '마의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초반부터 위기는 계속됐고, 이우선은 이전 등판에서 그랬듯 위기상황을 어렵사리 넘겨 나갔다. 4회초 위기를 힘겹게 넘기고 맞이한 5회초 이우선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1, 3루에 주자를 남겨두고 윤성환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선동열감독도 이쁜 자식 이우선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주고 싶었겠지만 하루하루가 힘든 팀 사정상 비정함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우선에 이어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강봉규의 결승 솔로홈런에 힘입어 행운의 시즌 6승째를 기록하게 됐다. 8회 1사까지 3과 1/3이닝동안 2안타 2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윤성환이 책임져야 할 점수는 단 한점도 없었다. 삼성은 윤성환에 이어 권혁을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9회 세이브상황에서는 당연히 오승환이 불펜에서 몸을 풀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오승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오늘 승리로 시즌 37승(40패)을 기록하게 된 삼성은 히어로즈를 밀어내고 5위로 한단계 뛰어 올랐다. 4위 롯데와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과 함께 삼성의 반격도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때 7위까지 떨어지며 맞이한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또한번 삼성의 저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삼성으로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제 히어로즈 징크스를 완전히 떨쳐 냈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게 된 점이 더욱 고무적인 부분이다. 히어로즈전 5연승은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시절 기록까지 들춰내 보더라도 전례가 없는 놀라운 기록이다. 또하나, 6월초 삼성의 히어로즈전 3연승이 이현승, 장원삼, 마일영의 이른바 좌완특급 3인방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면, 7월초 삼성의 2연승 또한 강윤구, 장원삼을 상대로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것이다.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숨 돌리게 된 삼성은 이제 사직으로 내려가 4강 맞수인 롯데와 맞닥뜨리게 됐다. 한때는 삼성의 '밥' 노릇을 했던 롯데였지만 올시즌은 3승 6패로 절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팀의 1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라도 뒤로 물러날 수 없는 3연전을 맞이했다. 배수의 진을 칠 수 밖에 없게된 선동열감독과 로이스터감독의 지략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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