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오타니가 마지막에 웃었습니다.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전 최종 승자는 일본의 몫이었습니다. 일본 대표팀은 2009년 우승 이후 14년 만에 다시 왕좌를 탈환하게 되었습니다. 역전을 거듭한 한 점차 살얼음판 같은 명승부 끝에 일본이 야구 종주국 미국을 3-2로 꺾고 다섯 번째 WBC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결승전은 전날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기세가 오른 일본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진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회 터너의 솔로 홈런으로 미국이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곧이은 2회말 반격에서 선두타자 무라카미가 외야석 상단에 꽃히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던 무라카미는 지난 경기 끝내기 안타 이후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진 1사 만루 득점 챤스에서 눗바의 빗맞은 내야 안타로 역전에 성공한 일본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카모토의 솔로 홈런으로 추가점을 뽑으며 3-1로 점수 차를 벌였습니다. 미국은 켈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고 위기상황을 맞자 애런 러프, 카일 프리랜드를 연달아 등판시켰지만 일본의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총력전에 나선 미국은 8회초 공격에서 내셔널리그 홈런왕 슈와이버가 구원등판한 다르빗슈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냈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미국으로선 7회 무사 1, 2루 절호의 챤스에서 믿었던 트라웃, 골드슈미트가 범타로 물러난 것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습니다. 트라웃은 9회 마지막 타자로 나서 오타니에게 삼진으로 물러나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주 최고 스타'로 등극한 오타니 쇼헤이는 팀이 3-2로 앞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습니다.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경기장을 술렁이게 만들었지만 무키 베츠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고, 트라웃마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오늘 경기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이로서 일본은 1차 라운드 4전 전승에 이어 이탈리아, 멕시코를 연파하며 파죽지세로 결승전에 진출했고 결국 야구 종주국이라 자부하던 미국도 무너 뜨리며 14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2006년과 2009년의 WBC 우승에 이어 세번째 패권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야구 최강국의 위상을 세우게 되었고 오타니 쇼헤이로 대표되는 새로운 일본 야구의 바람이 한동안 세계 야구계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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