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토요일 우천순연 탓에 예정에 없던 월요일 경기까지 치르며 8연전을 치뤄야 하는 삼성으로선 출발부터 삐걱댔다. 12승 투수에 안방인 대구에서는 패전을 기록한 적이 없던 에이스 피가로를 선발로 내세운 삼성으로선,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어 금민철을 투입한 넥센에 손쉬운 승리를 거두길 기대했겠지만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금민철에 꼼짝없이 당했다. 삼성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이른바 '긁히는 날'이면 손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금민철에 초반부터 철저히 묶였다. 모처럼 잡은 득점 챤스에서도 타선의 응집력은 이전 같지 않았다. 어처구니 없는 실책도 승부처마다 터져 나오며 선발 피가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삼성 타자들은 시즌 두번의 삼성전 등판에서 부진한 피칭을 보였던 금민철을 만만하게 보았겠지만 이전의 등판과는 전혀 다른 투수로 변모해 있었다. 5와 2/3이닝 동안 3피안타 3사사구만을 내주는 무실점 피칭으로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탈삼진도 6개나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제구를 자랑했다. 6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투구수는 90개에 불과했다.
금민철이 마운드에서 예상 밖의 호투를 펼치자 넥센 타선도 덩달아 힘을 냈다. 만만찮은 상대 피가로를 10안타(1홈런)으로 공략하는 등 장단 17안타로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 시켰다. 전날 경기에서 삼성 최형우에 밀렸던 박병호는 시즌 38호 홈런을 터뜨리며 4번 타자 싸움에서 우위에 섰고, 집중력 있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더위에 지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삼성으로선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완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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