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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생태

녹조, 바로 알면 불안감 사라진다

by 푸른가람 2015.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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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5월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더니 이달에도 한여름 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고 고온현상도 수그러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름철만 되면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온통 녹색으로 변한 강물을 두고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다.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지역민들은 당연히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시민단체들이 4대강살리기 사업 이후 낙동강의 수질 악화와 먹는 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하지만 그 위험성을 과도하게 확대·왜곡하는 등 오해와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녹조는 수온, 강우패턴, 일조량, 유속, 영양염류 등 발생인자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들 주장하는 것처럼 보 설치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를 녹조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

사실 녹조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런 것이다. 물 속 생태계에 꼭 필요한 조류가 여러 가지 환경 조건에 의해 여름철 대량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녹조현상이다. 조류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1차 생산자로서 수중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공급하고, 2차 생산자인 동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된다. 육상 생태계에서 식물이 맡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 수중 생태계에 꼭 필요한 존재다.

우리가 녹조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가운데 일부가 냄새물질이나 미량의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남조류의 냄새물질은 정수처리 과정에서 깨끗이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소물질 또한 원수 중에는 거의 없거나 간혹 있더라도 극미량만 검출될 뿐이다. 이 마저도 정수과정에서 오존·입상 활성탄·염소처리를 통해 대부분 제거되므로 국민 건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 지역의 낙동강 본류에 위치해 있는 7개 취·정수장의 경우,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강 바닥의 모래층을 흐르는 복류수를 취수하거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통해 수돗물을 안전하게 생산·공급할 수 있는 시설과 운영관리기술이 완벽하게 마련돼 있다는 사실도 이 기회를 통해 꼭 알려 드리고 싶다.

올해도 지난달 하순부터 고온현상이 연일 계속되고 있고, 강우량도 지난해보다 훨씬 줄어들어 남조류 증식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돼 있다. 지난 8일에는 우곡교 및 도동서원 일대에서 올해 첫 녹조 띠가 발견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이는 지난해 5월 29일 같은 지점에서 녹조 띠가 처음 발견된 것에 비해 열흘 정도 늦은 것이다.

대구지방환경청에서는 효율적인 오염원 관리를 통해 조류 발생을 줄이고 물 관리기관, 지자체 등과의 협업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함은 물론 취·정수장 및 환경기초시설이 적정 운영되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민·관 합동순찰 등 주요 지점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조류 바로알기 체험 프로그램, 조류관련 메일링 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대구지방환경청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뛰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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