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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MBC ESPN, 더 이상 '완소'가 아니다.

by 푸른가람 2008.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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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시각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2008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습니다. 야구팬들을 위한 한해 최고의 잔치자리인 셈입니다. 기상청의 폭우 예보와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화창한 날씨 속에 만원관중이 운집해 있습니다. 지상파TV의 중계방송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 방송에서 프로야구의 비중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일정때문에 잘릴 걱정없는 케이블TV의 중계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게다가 KBS, SBS에 Xports 까지 총출동해서 중계를 하고 있으니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가 한가지 의아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상하게도 MBC ESPN은 한국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아닌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주니치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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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해는 갑니다. 거액을 들여 중계권을 사온 입장에서 경기를 중계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어차피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나머지 케이블 3사가 중복중계를 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MBC ESPN까지 중계에 가세한다면 전파낭비로 비난받을 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나 아쉽습니다. 지난 몇년간 프로야구 중계의 신기원을 이뤘다고 할 만큼 MBC ESPN의 노력은 가상할 정도였습니다. 새로운 구도의 중계화면, 다양하 플래시백, 인터뷰 시도, 관중석의 재미있는 장면을 담아내고, 최초로 타이틀 뮤직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일부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 노력만큼은 프로야구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얻었고, 이러한 반응은 나머지 케이블방송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카메라 한대로 중계하는거 아니냐는 말도 안되는 비아냥을 들었던 SBS Sports도 장족의 발전을 했고, 특히나 KBS N의 야구중계는 '괄목상대'할만큼 큰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이 모든 것이 MBC ESPN의 선구자적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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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년 8월 3일. 상황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최전방에서 뛰던 MBC ESPN은 프로야구 팬들의 잔치인 올스타전 중계를 포기하고, 이승엽도, 이병규도 없는 일본 프로야구 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택은 방송사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해졌음 좋겠습니다.  이젠 더이상 '완소 ESPN'이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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