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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사자 사냥 나선 노경은, 5년만의 선발승 감격 - 삼성 vs 두산 1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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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삼성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두산이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하며 '천적' 노릇을 톡톡히 했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 노경은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2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하루만에 삼성을 제치고 5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삼성은 5승 2패의 배영수를, 두산은 2승 2패의 노경은을 선발 등판 시켰다. 배영수는 올시즌 두산전 첫 등판이었고, 노경은은 삼성전에 4번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이 10.1에 달할 정도로 삼성 타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2번의 등판에서 두 선수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어 팽팽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승부는 다소 싱겁게 끝났다.


삼성이 행운의 선취점을 뽑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삼성은 2회초 이승엽의 우익선상 2루타에 이어 박석민의 적시타가 터져 나오며 기세를 올렸다. 1루수 정면으로 굴러간 박석민의 타구는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키며 1루수의 키를 훌쩍 넘겨 버렸다. 진루타에 그칠 타구가 행운의 적시타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두산의 반격은 3회말 투아웃부터 시작됐다. 공격의 물꼬는 최주환이 텄다. 최주환의 2루타에 이어 손시헌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만든  2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타석에 등장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던 김현수는 배영수의 제2구를 통타해 큼지막한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단숨에 승부를 역전시켰다. 삼성으로선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성급한 승부를 펼친 배영수 - 진갑용 배터리의 볼 배합이 아쉬웠다.

삼성은 4회초 2사에서 박석민이 노경은의 초구를 공략해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시즌 13호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동점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은 곧이은 4회말 반격에서 연속 안타와 삼성 수비진의 실책에 편승, 대거 3득점하며 삼성 선발 배영수를 무너 뜨렸다.

이종욱의 안타에 이은 고영민의 좌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뽑은 두산은 정수빈의 중전 적시타 때 삼성 강봉규의 2루 송구 실책에 편승, 정수빈까지 홈을 밟으며 5:2로 점수차를 벌였다. 정수빈을 2루에서 여유있게 아웃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중견수 옆으로 흘러가는 어처구니 없는 악송구가 터져 나오며 승부의 향방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선발 싸움에서 앞선 두산은 중반 이후 추가점을 뽑으며 삼성의 추격권에서 멀리 달아났다. 7회 윤석민은 1사 2루에서 대타로 나와 권혁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8회말 공격에서도 최재환의 적시타로 삼성 불펜진을 줄기차게 공략했다.

삼성은 믿었던 선발 배영수가 7안타 1볼넷으로 5실점(4자책)하며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류중일 감독은 권혁 - 심창민 - 정현욱을 등판시키며 역전 의지를 불태웠지만 권혁과 정현욱마저 추가 실점하며 여전히 불안한 피칭을 이어갔다. 타자 중에서는 박석민이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을 분전했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두산에서는 최주환이 2안타 1득점으로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현수가 2안타 2타점으로 중심타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전날 경기에서 맹활약했던 포수 박세혁은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노경은과 배터리를 이뤄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노경은의 호투가 가장 빛났다. 노경은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7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시즌 3승째이자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투구수는 데뷔 후 가장 많은 115개를 기록했고 탈삼진도 8개나 뺏어낼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노경은의 오늘 승리는 2007년 7월 6일 삼성전 승리 이후 무려 5년만에 거둔 역사적인 선발승이기도 하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 http://www.maniareport.com/openshop/myreport/new_news_view.php?idx=1997 )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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