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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6연승 질주, 넥센의 타이어는 멈추지 않는다 - 삼성 vs 넥센 6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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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센 잘 나간다는 애긴 참 많이 했지만 이 정도로 무서운 질주를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서 롯데 마운드를 맹폭하며 스윕을 이끌었던 넥센이 삼성과의 주말 3연전마저 쓸어 담으며 6연승을 내달리게 됐다. 넥센의 6연승은 구단 타이 기록이기도 하지만 연승 기록보다는 선두 SK에 단 0.5경기차로 따라 붙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겠다.

어제 경기에서는 넥센의 화끈한 공력력이 돋보였다면 오늘 6차전은 지난 4차전 경기 양상과 비슷했다. 넥센이 1회와 3회 박병호의 홈런 2방으로 앞서가면 삼성은 강봉규, 신명철, 이승엽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엎치락 뒷치락 진행되던 경기는 또다시 8회말에 승부가 결정됐다.

4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이택근이 8회말에 포문을 열었다. 이택근이 큼지막한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권혁을 대신해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의 정현욱이었다면 이 정도 위기 쯤은 잘 버텼었겠지만 올시즌 정현욱의 구위는 예전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정현욱 대신 올릴 수 있는 믿음직한 불펜투수를 찾기도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삼성팬의 불안감은 결국 현실로 드러났다. 이택근 - 박병호 - 강정호로 이어지는 넥센의 클린업 트리오는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다. 홈런 2방을 쳐낸 박병호를 삼진으로 잘 처리하긴 했지만 강정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하긴 했지만 홈런 1위의 위엄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물론 다음 타자가 좌타자인 오재일이고 권혁이 내려간 상황에서 내보낼 만한 좌완 불펜이 없다는 고민은 이해가 되지만 1루가 비어 있다는 상황을 좀더 영리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정현욱이 마음먹고 던진 승부구가 가운데로 쏠렸고 강정호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강하게 굴러갔고 배영섭의 홈 송구보다 이택근의 발이 한참 빨랐다. 그것으로 승부의 추는 넥센 쪽으로 기울었다. 

삼성으로선 불펜이 예전같지 않음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아픈 순간이었다. 구위로 밀어붙이지 못할 상황이라면 잠시 둘러가는 길도 찾아볼 필요가 있는데 오늘도 승부처에서 무리수를 던진 꼴이 됐다. 정현욱이 강정호와의 승부에서 던진 마지막 공은 실투성으로 보이긴 했지만 구종과 코스 선택에 있어서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과의 3연전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1게임도 잡지 못하고 스윕 당할만큼 삼성의 전력이 쳐지는 것도 아니다. 3연패의 부진 속에는 분명 코칭스탭의 판단 미스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야 할 상황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대구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는 삼성 선수단의 마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KIA를 만나 기력을 회복한 롯데와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SK와의 6연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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