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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07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 - 비바리의 178가지 특별 레시피 아마도 나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요리'가 아닐까 싶다. 나름 자취 생활을 몇해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있게 내 놓을 수 있는 요리가 없다. 타고난 천성이 조곤조곤 재료를 준비하고 정성들여 음식을 만드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러기엔 지나치게 입이 짧은 태생적 한계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런 내가 조금은 두툼하기까지 한 요리책을 펴 들고 살펴보고 있다. '비바리'라는 필명으로 더욱 유명한 블로거 정영옥님이 펴낸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에는 그녀가 정성스레 만든 178가지의 레시피가 담겨져 있다. 여러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요리 솜씨는 이미 온라인 상에서 검증된 바 있지만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아기자기한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나왔다. 그녀는 소.. 2012. 8. 3.
다시, 집을 순례하다 - 20세기 건축 거장들이 지은 8개의 집 이야기 만약 내세가 있어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남은 인생의 꿈 가운데 하나도 좋은 터에 자리잡은 집을 한채 짓는 것이다. 아마도 그 꿈을 실현하기란 쉽지 않을 거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 집을 짓는 데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 것이 분명하고, 지금의 내 벌이로 그 돈을 충당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테니까. 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종이 위에 끄적거려 보고, 머릿 속으로 그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어려서 부터 존재하던 공상가적인 기질은 나이가 들어서도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상상할 수 있는 자유, 무언가를 꿈꾸어 볼 수 있다는 것은 한편 괴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밋밋한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큰 힘이 되어줄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건축에 관련된 책들을 자주 .. 2012. 8. 2.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 시사평론가 김종배의 뉴스 사용 설명서 시사 평론가 김종배는 내게 익숙한 이름이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서 '뉴스 브리핑' 코너로 아침 시간을 열어 주었고, 그가 운영하던 1인 미디어 '미디어토씨'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이지적이면서도 다소 야성적(?)인 느낌을 풍기는 외모는 이번에 출간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의 표지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다. 어릴 적 나는 유난히 뉴스와 신문에 집착했다. 정치에 관심이 많았었고 정치인들, 고위 관료들의 이름을 외는데에는 이골이 났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미디어 홍수인 시대는 아니었기에 세상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는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80년 군부에 의해 자행된 언론 통폐합에서 살아 남은 일부 언론은 그래서 나름대로의 자부심과.. 2012. 7. 30.
파페포포 기다려 - 파페포포 10년 '파페포포 기다려'는 지난 2002년 심승현 작가가 '파페포포 메모리즈'로 국내에 처음으로 카툰 에세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개척한 이후 10년만에 다섯 번째 나온 책이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작가도 독자도 많이 자랐을 것이지만 파페포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추억, 사랑, 격려, 희망이라는 단어들로 귀결되어 진다. 몇해 전 우연히 '파페포포 안단테'를 읽고 심승현과 파페포포의 팬이 되었고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읽어보게 됐다. 파페와 포포는 나의 이야기일 수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일 수도 있어 쉽게 공감이 되어 좋았다. 결코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 않음에도 세상을 향해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어찌보면 식상한 주제들일 수도 있다. 추억이라는 것도, 사랑과 격려라는 것도.. 2012. 7. 22.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을 가르쳐 주겠다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을 읽으며 여러번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어렵기도 하면서 또 어찌보면 아주 간단해 보이기도 한다. 복잡한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서 6가지 법칙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치알디니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심리학과 석좌교수로 그가 사회적 영향력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게 된 데에는 이탈리안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 독일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던 밀워키시의 폴란드인이 많은 동네에서 자랐다는 특이한 배경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저자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남에게 잘 속는 어리숙한 사람, 속칭 '봉'으로 살아온 개인.. 2012. 7. 22.
기후 커넥션 - 지구 온난화에 관한 어느 기후 과학자의 불편한 고백 지난 2006년 9월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은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의 부통령을 지냈고 지금은 환경운동가를 활동하고 있는 앨 고어는 이 영화에 등장해 전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기상이변의 주범으로 인간들의 무분별한 소비행태가 만들어낸 지구 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영화 속에 비쳐진 지구 온난화의 문제는 두려울 정도다. 전 세계의 이름난 대부분의 빙하 지대가 녹아내려 심각한 자연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왔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CO₂가 증가하게 된다면 오래지 않아 플로리다, 상하이, 인도, 뉴욕 등 대도시의 40% 이상이 물에 잠기고 네덜란드는 지도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지구 온난화는 진실이다.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서 우리는 전 세계 곳곳.. 2012. 7. 7.
물 전쟁? - 미래에 닥칠 일이 아닌, 바로 현재의 문제! 예로부터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듯 물이야 말로 흔하디 흔한 자원이었다. 그랬던 것이 언제부턴가 물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물론 이 넓은 지구에 지리적, 기후적 영향 때문에 물이 모자랄 수 밖에 없는 곳도 있겠거니, 그저 머나먼 남의 나라 얘기로만 치부했었는데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냐 아니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자유 기고가인 빌헬름 자거(Wilhelm Sager)는 이라는 책을 통해 물이란 무엇이며, 물을 통해 화려한 문명을 피워 온 인류가 당면한 물 부족 위기를 국제 협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총체적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물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인종과 지역,.. 2012. 6. 4.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 이덕일 역사서 일반인들에게 있어 우암 송시열이라는 인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조선왕조실록에 무려 3천번 이상 언급될 정도로 조선 후기 이후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상 가장 치열한 논란의 대상이라는 그는 과연 그 수사에 어울릴만큼 극단적인 찬사나 저주를 받았던 적이 있었으며, 또 그를 지금 또다시 재조명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것이 진보적 역사학자라 일컬어지는 이덕일의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라는 책을 읽고 난 후의 솔직한 느낌이다. 나 역시도 역사에 관심이 많기도 했거니와 올해 초에 읽었던 함성호의 '철학으로 읽는 옛집' 탓에 송시열과 그의 정적 윤증의 옛집을 찾아 직접 여행을 다녀오기도 할만큼 송시열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됐고 '노론의 300년'에 .. 2012. 5. 31.
범죄의 해부학 - 살인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꿰뚫어 보는 방법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하는 편이 나을까 생각하니 어렵다.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왜 이렇게 두껍고 어려운데다 비싸기까지 한 책을 샀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책 표지에는 '살인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꿰뚫어 보는 방법' 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긴 하다. 내가 왜 굳이 살인자의 심리를 꿰뚫어 볼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는 하지만 내용 자체는 흥미롭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스톤(Michael Stone) 교수는 컬럼비아 의과대학 임상정신의학 교수이자 미국 최고의 범죄 심리 전문의로 '범죄 심리학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린다고 한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그가 밝혔듯 악의 심리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이라는 의미에서 그를 범죄 심리학의 프로이트로 불리는 것이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는 악을 이해하기 .. 2012. 5. 30.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 도종환 산문집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느즈막히 도종환 시인의 글들에 매료된 것 또한 인연이라 생각해 본다. 조금, 아니 많이 늦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 지금이라도 그의 아름다운 시와 따뜻한 산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면서도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은 그의 넉넉한 마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라는 따뜻한 제목을 지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하나같이 겸허하고 따뜻하다. 김용택 시인의 표현처럼 이 산문집의 모든 글들은 그 자체로 시다. 한번 읽고 그만인 글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펴서 또 읽으며 그 속에 담긴 .. 2012. 5. 7.
오산에서 온 편지 - 정홍규 신부 칼럼 구만리 장천 푸른 하늘에 해 뜨고 달 가듯 텅빈 산중에 아무도 없는데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네. 반룡사 주지인 혜해 스님이 정홍규 신부의 칼럼집 - '오산에서 온 편지' 추천사에서 인용한 어느 고승의 싯구가 향기롭다. 사실 신부님을 알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해 스치듯 인사만 드렸을 뿐 속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도 물론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읽게 된 책 한권을 통해서 신부님의 깊은 사랑의 마음과 한발 더 앞서가는 지혜로움에 감동받게 됐다. 솔직히 이 책을 손에 쥐고 나서도 큰 기대는 없었다. 세상에 수많은 책들이 넘쳐나고 이름난 종교인들의 글들도 홍수를 이룬다. 모두가 판에 박힌 듯 좋은 이야기 일색이지만 정작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기는 쉽지가 않다. 그저 시간날 때 한두페이지 .. 2012. 5. 3.
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글이란 것이 이래서 참 좋은 것 같다. 이제는 고인이 된 분의 체취를 이렇게나마 뒤늦게 책을 통해서 맡을 수 있으니 말이다. 故 박완서 선생님의 기행 산문집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지난 2005년에 초판이 발행되었다. 한참이나 늦게 이 책을 사게 된 것은 순전히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내 취향 탓이었다. 문필로 치자면 국내 어느 작가에게도 뒤질 것이 없느니만큼 과연 그 분은 여행을 통해 어떤 것을 느꼈을까가 무척 궁금했다. 일반인 혹은 여행작가가 아닌 순수 문학인의 손끝에서는 얼마나 주옥같은 작품이 탄생할까 기대도 사실 컸다. 이 책은 박완서 선생님이 평소 즐겨 찾던 국내 여행지와 몇차례의 해외 여행에서의 소회를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역시 아름다운 우리땅의 여행 기록에 눈길이 간다. 남.. 2012.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