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파페포포 기다려'는 지난 2002년 심승현 작가가 '파페포포 메모리즈'로 국내에 처음으로 카툰 에세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개척한 이후 10년만에 다섯 번째 나온 책이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작가도 독자도 많이 자랐을 것이지만 파페포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추억, 사랑, 격려, 희망이라는 단어들로 귀결되어 진다.
몇해 전 우연히 '파페포포 안단테'를 읽고 심승현과 파페포포의 팬이 되었고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읽어보게 됐다. 파페와 포포는 나의 이야기일 수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일 수도 있어 쉽게 공감이 되어 좋았다. 결코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 않음에도 세상을 향해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어찌보면 식상한 주제들일 수도 있다. 추억이라는 것도, 사랑과 격려라는 것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기에 우리는 그의 변함없는 그림과 글 속에서 위안을 얻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책을 읽고 있노라며 마치 누군가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 하다.
"길 모퉁이만 돌아서면 네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이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잖아. 더 힘을 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마침내 그토록 간절히 찾고 있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는데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는지 알기에, 파페와 포포는 큰 목소리로 당신을 응원합니다.
사랑도 첫사랑이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겠지만 내게는 파페포포 시리즈 역시 어느해 여름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파파포포 안단테'를 읽으며 맛봤던 마음의 울림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고 싶지 않다. 내게 허용된 깊이와 넓이만큼 살기를 바란다는 글귀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새 익숙해진 탓일까. 이제는 새로운 파페포포 시리즈를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 추억과 사랑, 격려, 그리고 희망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지만 불혹의 나이를 넘긴 작가에게도, 나에게도 이제는 좀더 새로운 파페포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는 곳마다 행복이 내 뒤를 따라다니는 것을 보며,
결국 행복이란
어떤 일정한 틀 속에 있는 게 아니라
고스란히 내 마음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루소
직접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며 환호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대방의 마음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그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 Episode 05 사랑을 음미하다
육체의 다이어트는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는 일.
정신의 다이어트는 내 마음에 비치는 나를 응시하는 일. - Episode 10 오늘도 가벼워지기 위해
마음이 지어낸 괴물에 무릎 꿇지 않는 것,
정말 앞에서 호들갑을 떨며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겁을 먹으며
지레 주저 앉을 필요는 없다는 것....... - Episode 19 바퀴벌레의 존재 이유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그만이지,
제비꽃이 핌으로써 봄의 들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그건 제비꽃으로서 알 바가 아니라네...... - 법정스님
반응형
'책읽는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4) | 2012.08.18 |
---|---|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 작가 조진국이 전하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 (0) | 2012.08.04 |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 - 비바리의 178가지 특별 레시피 (3) | 2012.08.03 |
다시, 집을 순례하다 - 20세기 건축 거장들이 지은 8개의 집 이야기 (0) | 2012.08.02 |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 시사평론가 김종배의 뉴스 사용 설명서 (4) | 2012.07.30 |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6) | 2012.07.22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2) | 2012.07.15 |
기후 커넥션 - 지구 온난화에 관한 어느 기후 과학자의 불편한 고백 (3) | 2012.07.07 |
절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 문화유산 해설사 따라 사찰 여행 (0) | 2012.06.05 |
물 전쟁? - 미래에 닥칠 일이 아닌, 바로 현재의 문제! (0) | 2012.06.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