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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07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늘 책장에 꽃혀 있던 책을 무심코 꺼내 보게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제목이 참 마음에 듭니다. 행복하라. 이것은 말 그대로 명령입니다. 따라야만 하는, 그리고 따르고 싶은 절대자의 명령입니다. 지난 2010년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잠언을 류시화 시인이 엮은 이 책에는 가난한 우리의 영혼을 맑게 정화시켜 주고, 풍요롭게 만드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잠언이란 경계가 되는 짧은 말이나 가르쳐서 훈계하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책 속에는 법정 스님이 3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써 온 글과 법문에서 가려 뽑은 주옥같은 글들이 가득 합니다. 글을 읽을 때마다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한편 한편 읽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절로 반성하게 하더군요. 남들과 비교해 물욕이 넘치는 것 같지는.. 2011. 11. 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남도답사 일번지 유홍준 교수는 이십년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그 첫 권을 발간하면서 남도답사 일번지로 전남 강진과 해남을 소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그는 2권에서 전북 부안을 두고 남도답사 일번지로 많은 고민을 했음을 고백하고 있지만 내가 직접 가 봤던 느낌으로도 강진과 해남이 그 영광의 주인공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사실 강진과 해남이라는 땅은 우리 역사에 있어서 주역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역사에서 배웠던 바로는 조선시대 유배지 중 한 곳으로 이름을 남기긴 했지만 수천여년 민족사의 영광스런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저 변방에 불과했던 곳이었지만, 한편 그로 인해 지금껏 자연 그대로의 멋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십년을 살아왔던 경상도 .. 2011. 10. 22.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묻다 개인적으로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있다. 질곡의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뤘던 '모래시계'가 그 중 하나요, 철조망 너머 애처롭기만 하던 대치와 여옥의 키스신을 남겼던 '여명의 눈동자'가 또 하나다. 단순한 드라마 이상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극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많이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당시에 어떻게 그런 진보적(?)이고 파격적인 주제를 다룬 드라마가 방영될 수 있었을까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모래시계야 문민정부 출범 이후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명의 눈동자' 방영 당시만 해도 아직은 군사정권의 잔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정국에 이르는.. 2011. 10. 8.
문재인의 운명 - 강물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흔히들 쉽게 운명이란 말을 하곤 한다. 운명적인 만남, 운명적인 사랑 이렇게 말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운명이란 단어를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까 운명은 우리들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운명이란 말은 인간들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펴냈다. 요즘 그는 차기 대권주자의 한명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언론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최근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이사장이 박근.. 2011. 8. 23.
이덕일의 역사 사랑(舍廊) 역사라고 하면 따분하거나 골치 아픈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하다. 아마도 학창시절에 백제의 사비 천도는 몇년, 신라의 삼국통일은 몇년, 갑오경장은 몇년..이렇게 주입식 국사 교육으로 암기만 하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다. 사실 역사라는 건 우리가 이 땅에 오기 이전의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가 어릴 적에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들었던 재미난 옛날 이야기들이 모두 역사일 것이다. 물론 힘없는 민초들의 삶의 이야기가 역사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다. 우리가 세계사나 국사라는 과목으로 배워왔던 역사는 힘있는 권력자나 제왕들의 이야기, 그리고 끊임없는 정복과 수탈의 과정이었으니까. 역사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이덕일의 역사 사랑이라는 책은 독특하다. 어떤 특정의 주제에 .. 2011. 8. 15.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의 책들을 몇권이나 사 모았으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처음으로 펴 든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순서대로 한다면 세계 각국의 오지를 다녀온 이야기들을 먼저 읽는 게 맞겠지만 우리 땅 구석구석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내게는 왠지 이 책에의 끌림이 확실히 더 강했던 것 같다. 사실 한비야 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세계의 오지들을 탐험하고, 국제 NGO 단체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 정도.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무릎팍 도사'라는 TV 토크쇼에 출연한 그녀가 들려줬던 경험들은 꽤나 흥미롭고, 또 한편으로는 나같은 사람이 감히 범접하기 힘든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던 것 같다.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라는 제목의 이 책은 한비야가 전라남도 땅끝 해남에서 동.. 2011. 8. 14.
가슴이 시키는 일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지 서너달은 지난 책이다. 작정하고 읽으니 한시간 남짓이면 충분한데 왜 그동안 먼지만 쌓이게 두었는 지 참 모를 일이다. 꿈과 행복을 완성시켜주는 마음의 명령이라는 부제를 지닌 '가슴이 시키는 일' 이란 책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평생을 두고 좇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한 일이 아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故 이태석 신부, 잘 나가던 아나운서 생활을 정리하고 열정의 나라 스페인으로 떠난 손미나로 부터 세계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 마가렛 버크 화이트까지. 모두 우리 눈에는 평범하지 않게 보이는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 '가슴이 시키는 일'이란 말은 참 매력.. 2011. 8. 6.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정말 아쉽군요. 이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은 막을 내리는 건가요? "아뇨.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거죠." 아침이 오면 당신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법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책을 펴자마자 만나게 되는 글들이다. 읽고 또 읽다보면 긴 여운이 남는 글이기도 하다. 어차피 인생 자체가 긴 여정이다. 굳이 어딘가를 향해 떠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매일 인생이라는 이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갑수의 말처럼 좀더 열심히, 맹렬히 살기 보다는 나를 좀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여행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장소, 그리고 내가 심히 공감하는 글이 있어서 좋다. '가을로'라는 영화는 내게.. 2011. 4. 28.
'남한산성'에서 병자년 매서운 추위를 느끼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한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마치 내가 수백년의 세월을 거슬러 병자년 그 매섭던 추위 속에 내동댕이 쳐진 것만 같은 애처로움이라고 할까. 작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은 국사를 배운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병자호란, 그리고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역사적 아이템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오랑캐라 멸시하던 수십만 외적에 국토를 유린당하고 인조 14년(1636)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궁벽한 남한산성에 갇힌 임금과 신하들, 그리고 혹한의 추위 속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성을 지켜야 하는 군사들과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 지위 고하를 떠나서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한없이 가여운 존재들이다. 그 참담한 심정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전쟁에 이길 .. 2011. 3. 28.
두 장의 사진 - 카피라이터 최현주의 포토에세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이 덕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이는 최현주라는 사람이다. 작자 소개를 보자면 그녀는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몇 개의 광고회사를 거쳐 지금은 10년째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단다. 2007년 첫 번째 개인전을 연 이후 사진작업도 열심인 모양이다. '카피라이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채, 나도 대학진학을 앞둔 시절 카피라이터에 관심을 둔 적이 있었다. 문창과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고, 친구 녀석은 실제로 이곳에 진학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카피라이터'의 길을 무난히 걷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두 장의 사진'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두 장의 사진과 그에 관련된 글. 책의 .. 2010. 2. 25.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갑가지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십수년 전 오쇼 라즈니쉬가 지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할 49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이 생각났던 건 아마도 일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쉬 잊어버리는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주는 한편의 우화와 같은 구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얼마전 받은 교육에 이런 게 있었다. "앞으로 살 날이 단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자..당신은 그 남은 사흘동안 무얼 하겠느냐..꼭 세가지만 선택하라"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겠다.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겠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면에선 일치하는 게 많은 거 같다. 그 강사의 말은.."Just Do It Now" 바로 지금 하라는 것이다. 내일, 모레 이렇게 미루지 .. 2010.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