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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집 - 갖고 싶은 나만의 공간, 책으로 꾸미는 집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이런 일도 생긴다. 데이미언 톰슨이 지은 은 책과 함께인 집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을 채워 보려 샀던 책이다. 그런데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생각지도 않던 인테리어 책을 읽게 된 셈이다. 책 인테리어 라는 용어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집의 구석구석을 인테리어 함에 있어서 책의 효용을 제대로 드러낸다. 책이라기 보단 잡지를 읽는 느낌이 강했다. 사진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에 대한 설명이 뒷따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기는 아주 편하다. 이백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데 불과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론, 사진 하나하나, 글귀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며 읽는다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굳이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을 것.. 2015. 12. 30.
정의를 부탁해 - 권석천의 시각 흥미로운 대목이다. 종편인 JTBC에서 '송곳'이란 드라마를 편성하여 방영한다거나, 대표적인 보수언론이라고 일컬어지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보수정권에 비판적인 칼럼을 쓴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이 드라마나 칼럼의 화두는 다름 아닌 '정의'. 다소 거창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 또한 바로 이 정의가 아닐까. 라는 책은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칼럼집이다.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추천사를 통해 "나는 이 책을 지금 처음 손에 쥔 사람들에게 그냥 서문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서문에서 어떤 뭉클함을 느낀 독자라면 그 다음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가 권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도 글은 그 본질을 추구하며 권석천은 어떤 허장성세도 없이 그 본질로.. 2015. 12. 3.
하루여행- 당신에게 주는 선물 처음 책을 폈을 때의 불편함은 서서히 사그라 들었다. 이한규가 지은 이란 책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가 없었다. 그저 여행이란 단어에 끌렸고,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바다 풍경이 마음에 와 닿았던 탓에 별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골랐던 것이다. 사실은 이 시원스런 바다가 내가 얼마 전에 다녀온 신두리 바닷가란 것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됐을 정도였으니. 불만은 이런 것들이었다. 이란 책은 한시간에서 다섯 시간 거리의 여행거리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그 기준점이 서울이란 것 때문에 우선 기분이 나빴다. 이란 제목에서 우리는 가볍게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할 것이란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기어코 서울에서 가깝게는 한 시간 거리, 멀게는 다섯 시간 거리 등으로 구분을 해서.. 2015. 11. 26.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의 산문집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몇 해 전에 이석원의 산문집 를 읽은 적이 있었기에 별 망설임 없이 이란 제목을 가진 두번째 이야기 산문집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읽기 좋은 에세이 같았던 전작과 비슷하겠거니 하는 생각과는 달리 이번 두번째 산문집은 무척이나 독특했다. 책을 사서 잠깐 맛이나 볼 요량으로 몇 페이지를 펴 들었다. 몇 쪽만 더 하다가 결국 몇시간만에 책의 시작과 끝을 다 보게 된 것이다. 에세이를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자전적 소설 한편을 들려주는 듯 했다. 그래서 쉽게 읽혔던 것 같다. 한 호흡으로 읽어내릴 수도 있을만큼 흥미롭기도 했다.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단막극을 지켜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읽는 내내 몇몇 사람들이 떠올랐다. 정신과 의사 김정희를 닮은 사람도 있었고, .. 2015. 11. 24.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 어느 젊은 시인의 야구 관람기 흔히들 야구를 인생에 빗대 이야기 하고들 한다. 둥근 공이 어디로 굴러갈 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네 삶 또한 종착지를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 1년에 144경기, 페난트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잘 나갈 때도 있고,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바닥으로 고꾸라질 때도 있다. 9회말 투아웃을 잡아 놓고도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쓰디쓴 역전패를 당하는 드라마도 간혹 나온다. 아주 가끔이지만 말이다. 여기 그런 책이 한권 있다. 야구에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기는 뉘앙스가 풍기는 란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 어느 젊은 시인이 쓴 책이다. 글 재주가 아주 뛰어난 시인답게 야구 용어들을 인생의 단편들과 잘 버무려 냈다. 아주 재미나면서도 가끔은 코끝이 찡긋해지기도 한다. 과하지 않.. 2015. 11. 23.
시선 - 정운영 선집 꼿꼿해 보이는 외모에 또렷한 음성, 움직임은 차분했으며 엄중함이 있었다.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인 정운영 선생에 대한 내 기억의 단편이다. 그 기억마저도 TV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모습일 뿐이니,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생일 선물로 주어지는 책을 정운영 선집 으로 고른 것은 어떤 인연 때문이었을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의 풍모가 이란 책에 담긴 수많은 글에서도 진하게 느껴진다. 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난 정운영 선생의 글 모음집이다. 1944년 온천으로 유명한 충남 온양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덕분에 교수가 되었지만, 민주화 투쟁에 연루되어 해직된 이후 여러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를 이어갔고,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화려한 약력 속에서 언뜻 어울.. 2015. 11. 16.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어라 안도 다다오는 건축계에선 꽤나 유명한 인물이다. 어떤 계기에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지만, 건축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쪽 세계를 기웃거리다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가의 이름을 알게 됐다. 그가 태어나서 주로 활동한 일본은 물론, 미국의 예일, 컬럼비아, 하버드대학에서도 객원교수를 할 정도로 건축에 있어서는 일가를 이뤘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복서 생활을 거쳐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한 이후 독학으로 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지 않고도 이토록 큰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의 건축물 속에 담긴 일관된 철학도 눈여겨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의 건축은 '노출 콘크리트'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라는 책을 감수.. 2015. 11. 9.
좋아하는 철학자 있으세요? - 인기 철학자 67명이 한 권에 모였다 인기 철학자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저명한 철학자들이야 있겠지만 특정 대상에게 조사를 한 것도 아닐텐데 란 책에 소개되어 있는 67명의 철학자를 선정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는 지 궁금하다. 독자들이 책을 펴고 나서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호기심의 연속이고 궁금함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는 기원 전 시대를 살았던 탈레스부터 아직까지 현역에서 뛰고 있느 뤽 페리에 이르가까지 예순 일곱 명의 철학자들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철학자 한명이 차지하고 있는 분량이 겨우 네 페이지에 불과하다. 철학자의 깊은 인식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함이 분명하다. 비록 대학에서 철학은 전공했다고는 하지만 희곡 작가 겸 감독인 지은이의 직업 역시 독자들에게 의문을 안겨준다. 사실 이 책은 독자층이.. 2015. 9. 29.
역사 그리고 문화, 그 삶의 흔적을 거닐다 - 호기심 많은 방랑객의 당돌한 여행기 기본을 어그러뜨리지 않고 착실하게 잘 쓰여진 기행문이다. 호기심 많은 방랑객의 당돌한 여행기란 표현도 사뭇 잘 뽑아낸 것 같다. 는 시사월간지 의 편집위원을 지낸 김수종이 지난 5-6년 동안의 여행의 경험을 잘 녹여낸 책이다. 김수종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택했고 이 책은 그 길었던 여정의 결과물인 것이다. 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은 그런 목표나 꿈을 갖는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 아니요, 설령 관심이나 의욕이 있다 하더라도 완성에 이르는 과정 또한 지극히 고난하다. 나 역시도 같은 경험을 했기에 방랑객 김수종의 마음이 충분히 그려진다. 이 한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그가 보냈을 불면의 시간들과 마음고생까지도 오롯이. 그의 여정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 강화.. 2015. 9. 23.
밤 열한 시 - <생각이 나서>, 그 후 삼 년 동안의 이야기 작가 황경신은 밤 열한 시를 두고 참 좋은 시간이라 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만큼 했으니 마음을 좀 놓아볼까 하는 시간이며, 일어난 모든 일들에 대해 어떤 기대를 품어도 괜찮고, 일어나지 않은 모든 일들에 대해 그저 포기하기에도 괜찮은 시간이라며. 하루가 다 지나고 또 다른 하루는 멀리 있기에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을 멈추고 사랑도 멈추고 모든 걸 멈출 수 있는 시간이라서 참 좋단다. 요즘의 내게 있어서 밤 열한 시는 조금 애매한 시간이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부족한 듯 하고, 그렇다고 하던 일을 접고 잠자리에 들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 시간은 내 삶에서 부재의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하기는 하되, 무위의 시간이라서 도통 이루어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서.. 2015. 9. 18.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바야흐로 '힐링'의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극한의 무한 경쟁 속에 내몰린 현대인들은 '번아웃 신드롬'의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것처럼 사람을 지치게 하는 많은 장애물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를 쓴 카트린 지타는 오스트리아 연합통신과 오스트리아 최대 일간지인 크로넨 자이퉁에서 10년간 베테랑 기자의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날 문득 그녀에게 남은 것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일에 매달려야 안심이 되는 일 중독, 관계단절과 이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 그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2015. 9. 7.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같은 작가의 책이란 사실을 알고서 깜짝 놀랐다. 지난해 초 일본 메이지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이토 다카시가 쓴 란 독특한 제목의 책을 읽었던 기억과 비교하자면 이란 책은 생뚱맞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잡담을 잘 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 겠지만 잡담과 고독이 잘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교육학과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한 사람이었기에 저술에 있어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추측해 본다. 이 책은 다분히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난 것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려 한다. 란 책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진면목을 보여 준 그였지만, 화술 좋고 사교성 좋을 것 같은 그에게도 암흑의 세월이 있었다는 것은 다소 뜻밖이다. 대입에 실패했던 열.. 2015.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