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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KIA 1차전 - 채태인 역전 만루홈런, 개막전 드라마를 쓰다

by 푸른가람 201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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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려 오던 2011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오늘 개막했습니다. 삼성은 2009년 5위를 기록했던 탓에 모처럼 홈인 대구구장이 아닌 광주로 건너가서 시즌 개막을 맞게 되었습니다. 윤석민과 차우찬, 두 에이스 투수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는데 소문난 잔치에 볼거리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경기 결과는 삼성이 경기 막판 믿기지 않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KIA에 6:2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역시 채태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채태인은 개막전 만루홈런 한방으로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았던 류중일 감독에 데뷔전 승리를 안겼습니다.

광주 개막전에서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채태인은 이전 세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하며 맥없이 물러났습니다. 시범경기까지 계속되던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8회초 1사 만루의 역전 기회가 찾아 왔고, 채태인의 타석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대타가 나서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지만 류중일 감독은 채태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줍니다.


물론 채태인의 홈런을 행운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마운드에 구위가 떨어지지 않은 윤석민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그는 또 연신 선풍기를 돌리며 덕아웃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았겠지요. 만약 구원투수로 나선 곽정철이 실투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경기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도 또한 실력입니다.

KIA 선발 윤석민의 구위에 꽁꽁 눌리며 자칫 완봉패 위기로 몰렸던 삼성은 8회초 공격에서 단숨에 5득점하는 타선의 집중력을 보이며 개막전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임 감독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첫 공식경기 선물로 준 셈입니다.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에서 첫 승 신고를 일찍 하게 된 점은 류중일 감독에게 기분좋은 징조로 보여집니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5이닝 동안 22명의 타자를 맞아 피안타 4개와 사사구 3개를 허용했습니다. 1실점 했지만 구원으로 나선 정현욱이 갑작스럽게 난조에 빠지지만 않았더라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니 호투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압도적인 피칭은 아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많이 향상된 모습입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역시 투구수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선발 투수라면 최소 6이닝 이상은 소화해 주어야 불펜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텐데 오늘도 겨우 5이닝 밖에 버텨주지 못했습니다. KIA 선발 윤석민이 8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팀의 에이스로 성장하기 위한 차우찬이 좀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 경기에서 삼성 불펜은 정현욱 - 이우선 - 임현준 - 권오준 - 오승환을 동원했습니다. 정현욱은 불안했고, 루키 기대주 임현준은 행운의 1승을 챙겼습니다. 권오준은 완벽했고 오승환은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시범경기 때처럼 압도적인 피칭은 아니었습니다. 오승환의 변화구 구사 비율이 좀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오늘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양준혁 해설위원은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줄 만 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오래되지 않았으니 역시나 현장감은 좋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만 아직은 방송 언어 구사 면에서 세련된 면이 부족해 보이는데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이따금씩 삼성 출신 티를 내는 모습이 보이던데, 시청자들이 한동안은 너그러이 이해해 주는 아량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앞으로 훌륭한 야구해설가가 되어가는 양준혁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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