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2010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그 영광스런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by 푸른가람 2010. 12. 12.
728x9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0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무난'했다고 볼 수있겠습니다. 큰 이변이 없었으니까요. 받을 만한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만 득표수를 놓고 팬들 사이에 설왕설래, 논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투수에선 류현진이 라이벌 김광현을 비교적 큰 표 차이로 여유있게 눌렀고, 포수 부문에선 LG 조인성이 SK박경완에 단 2표 차이로 박빙의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첫 골든 글러브를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이밖에 1루수엔 최준석(두산), 2루수 조성환(롯데), 3루수 이대호(롯데), 유격수 강정호(넥센), 외야수 세자리엔 김현수, 이종욱(이상 두산), 김강민(SK)가, 마지막으로 지명타자 부문에선 올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홍성흔(롯데)이 그 주인공이 됐습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을 안은 SK 선수들이 분발했지만 박정권은 최준석에게, 박경완은 조인성에게, 정근우는 조성환에게 각각 밀렸습니다. 최정이야 워낙에 강력한 이대호의 벽을 넘는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논외로 해야 할 겁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 박경완이 조인성과 접전을 벌인 것과 김강민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며 그나마 체면치례는 한 셈입니다.

해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두세개씩의 황금장갑 주인공을 배출했던 전통의 명문구단 삼성과 KIA가 나란히 단 한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것 역시 이채롭습니다. 삼성은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이 유력하다고 여겨지던 최형우가 낮은 타율 탓에 애시당초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고, 박한이가 이종욱에게 밀리며 4위에 주저앉으며 스타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KIA 역시 마찬가지네요. 이렇다할 강력한 수상 후보 조차 없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1루수 부문에선 최희섭이, 2루수 부문에서 안치홍이 후보에 올랐지만 초라한 득표수로 각각 3위에 머물렀습니다. KIA야 팀 성적이 나빴으니 내년시즌 4강권에 도약한다면 분명 희망이 보인다지만 2008년 이후 내리 3년째 빈손인 삼성은 내년 시즌도 조금 암울해 보입니다.


삼성과 KIA의 몰락과 함께 지적할 수 있는 것이 골든 글러브 후보자 기준에 대한 것입니다. 어찌된 기준이 매년 고무줄처럼 달라지니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특정 후보에 대한 특혜 시비도 나올 수 있을 만 합니다. 지나치게 타율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올시즌 눈에 띄는 활약을 했던 특정 선수들이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 KBO와 선수 몇몇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야구계 전반의 목소리를 수렴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상으로 만드려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선수에게 가장 큰 영예가 되어야 할 상이 KBO의 안일한 행정으로 그 가치가 퇴색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어쨌든 골든 글러브 수상자들에게는 무한한 축하를, 아쉽게 고배를 마신 선수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바입니다. 시즌을 총정리하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까지 막을 내렸으니 이로서 2010년 프로야구가 모두 끝난 건가요? 아쉽네요. 내년 프로야구 개막까지 그 긴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할 지 고민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