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중국 꺾고 결승진출, 대만과 리턴 매치

금메달을 목표로 광저우로 떠났던 야구 대표팀이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을 4:3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대만이 되었네요. 예선 첫 경기에서 초반에 터진 추신수의 투런홈런 2방으로 6:1 승리를 거둔 적이 있기에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 있긴 하지만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중국과의 준결승전 경기를 되돌아 볼까요. 최종 스코어는 7:1이었습니다. 스코어만 보자면 한국의 낙승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상대가 중국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중국의 기량이 일취월장해서 이제 결코 만만하게 여길 수 없게 되었다고 봐야 할 지, 아니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상대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전력을 쏟아붓지 못한 결과로 해석해야 할 지 난감합니다.

한국은 2회말 공격에서 박경완의 2타점 적시타로 기분좋은 출발을 했습니다만 연이어 병살타가 터져나와 초반에 승부를 손쉽게 끌고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중국이 곧바로 3회초 공격에서 2사 3루 상황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습니다. 예상외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중국의 공세에 선수들이 짐짓 긴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전 승리의 영웅 추신수가 중국전에서도 큰 일을 해냈습니다. 2:1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터뜨려 줬습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그것도 볼카운트 2-0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 당겨 중국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사실 이 홈런 한방이 아니었다면 경기 중반까지 어려운 경기를 펼쳤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후 대표팀은 중심타선 김태균과 이대호의 적시타 등으로 추가점을 뽑아내며 결국 7:1의 손쉬운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선착하긴 했지만 결승전 상대가 일본이 아닌 대만이라는 점이 조금 걸립니다. 일본이나 대만이나 모두 우리 대표팀에 비하면 전력이 한수 아래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역시 대만이라는 팀은 언제나 껄끄럽습니다.

대만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의 몸상태도 걱정입니다. 햄스트링 부상이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과연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투구를 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또하나 비록 첫 만남에서 류현진 공략에 실패한 대만 타자들이었지만 두번째 맞대결에서도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것 같지가 않네요. 역시 초반 경기 흐름이 무척 중요해 보입니다.

추신수로 대표되는 우리 대표팀 병역 미필선수들이 병역면제 혜택이 걸린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만 대표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다잡았던 게임을 9회 3점홈런을 허용하며 패배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승부치기 끝에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대만의 상승세가 결승전 초반까지 이어질 지가 관심거리네요.

어차피 투수력은 우리가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두터워 보이는만큼 선발 류현진에게 너무 큰 짐을 지워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예선전 대만과의 경기보다는 분명 구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초반에 흔들린다면 넉넉한 계투진을 조기 투입해 경기 분위기를 끌고 올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고지가 바로 저 앞입니다. 마지막 힘을 쏟아 부어서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