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말만 많았던 대구 돔구장 신축 이제는 물건너갔다.

by 푸른가람 2010. 9. 28.
728x90

때만 되면 지자체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은 게 바로 돔구장 건설이라는 사탕발림이었다. 오래전에 서울이 그랬고(물론 뚝섬돔은 여건만 맞았다면 가능했을 수도 있었다) 안산이 그랬고, 대구와 광주가 그랬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있던 야구팬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실망 뿐이었다.

김범일 시장, 아니 전임 조해녕 시장때부터 돔구장 얘기는 흘러 나왔다. 대구시민들은 삼성이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21년 무관의 한을 풀었을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대구에 번듯한 신축구장이 들어설 줄로만 믿고 있었다. 삼성 구단 관계자도 그런 뜻을 내비쳤고 대구시에서도 화답했다. 이제야 대구탁구장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던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삼성 구단은 전용구장 신축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했고, 대구시는 언제나 예산 타령만 했다. 삼성만 믿고 있던 대구시로서는 사실 답답한 노릇이었지만 법령상의 규제 조항도 삼성의 투자에 발목을 잡았다. 야구장 신축이 난항을 겪자 야구팬들 사이에선 삼성이 대구를 떠날 심산으로 야구장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음모론까지 나돌기도 했다.

짓고는 싶은데 돈이 없는 대구시에서 묘안을 찾는다고 찾은 것이 바로 민자 유치였다. 2009년 10월에는 포스코와 투자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 대구스타디움 인근에 3만5천명 수용 규모의 초현대식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당시만 해도 제법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여졌고 건설부지 인근에는 돔구장 신축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렸었다.

이때 대구시가 포스코를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아파트 건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 야구장을 짓자는 것이었다. 한창 아파트 열풍이 불어닥치던 시기라면 가능할 법도 하겠지만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분양율이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를 봐서 애시당초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법이었다.


그렇게 몇년을 돌고 돌아 대구시가 새로운 해법을 내놓은 것이 돔구장을 포기하는 대신 오픈 구장을 신축하는 방안이다. 민자를 유치하는 것이 현재의 지역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 예산을 일부(40%) 투입하고 여기에 국비 지원(30%)과 민간 자본(30%)을 투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사실 이마저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돔구장에 비해서는 예산을 감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오픈 구장의 신축 비용도 1,200여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대구시 재정으로 40%를 감당할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돔구장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돔구장은 애시당초 대구 여건상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었다고 하지만 때만 되면 나오는 야구장 신축 약속이 더이상 공염불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