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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한국시리즈 4차전 리뷰 - 승부는 원점, SK V3 꿈이 아니다

by 푸른가람 200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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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SK의 저력은 역시 무서웠다. 두산에게 3년 연속 뼈아픈 역전패의 추억을 안겨주었던 SK가 이번에는 12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KIA에게 매서운 맛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원정에서 당한 2연패의 충격은 이제 모두 잊어버린 듯 하다. 홈구장 문학으로 돌아온 SK는 리그를 지배하던 최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양현종과 채병용의 선발 대결로 막이 오른 한국시리즈 4차전도 SK의 승리로 끝이 났다. SK는 선발 채병용의 눈부신 호투와 적시에 터진 홈런포, 실점위기를 막아낸 야수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KIA에 4:3,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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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패배는 KIA에게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남긴 듯 보인다. 2차전까지 잘 짜여진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가던 KIA의 마운드 운용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8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1,2차전을 손쉽게 잡아낸 KIA였지만 3차전에서 구톰슨이 조기강판 당하며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KIA의 4차전 선발 양현종은 5와 2/3이닝동안 4안타 3실점했다. 물오른 SK 타선을 상대로 나름 호투하긴 했지만 조범현감독의 성에 차진 못했다. 불펜 싸움에선 SK에 앞설 것이 없는 KIA로선 선발투수가 경기 중반까지 리드 상황을 이어나가야만 경기를 손쉽게 풀어나갈 수가 있었다.

양현종은 2회말 박재홍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허용한데다, 5회에는 연속 2루타로 추가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큰 경기 경험이 없어 선발로 내보내기를 주저했다던 조범현감독의 예감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SK 불펜진을 상대로 초반 실점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의 3실점은 KIA로선 뒤집기에 부담스러운 점수였다.

양현종만을 탓할 수도 없다. 더 심각한 것은 KIA 타선이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SK보다 더 많은 득점 챤스를 맞고도 무수한 잔루만을 남겼다. 약속이나 한듯 계속되는 병살타 행진에 KIA팬들의 한숨만 쌓여갔다. 한경기에 병살타 3개를 치면 이기기 어렵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빈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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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 채병용은 역시 맏형다운 믿음직한 투구로 팀을 또한번 수렁에서 건져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 5차전에서 팀 승리를 견인하는 역투를 펼쳤던 채병용은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KIA 타선을 맞아 6회 투아웃 상황까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6회초 이현곤에게 불의의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옥의 티였지만 위기관리능력만큼은 역시 최고였다.

KIA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적시타와 SK 유격수 나주환의  실책으로 2점을 만회했지만 2사 만루 절호의 역전기회에서 이현곤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KIA는 초반 2연승의 상승세가 급격히 꺾인데다 선발투수진의 압도적 우세라는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오히려 SK에 쫓기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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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나란히 2승씩을 나눠가진 KIA, SK 양팀은 하루를 쉬고 잠실로 자리를 옮겨 5,6,7차전을 갖는다. 당초 KIA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지던 2009 한국시리즈는 SK의 전력이 게임을 더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어 결과를 점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의 3년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그것도 초반 열세를 뒤집는 짜릿한 역전우승의 꿈이 이루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팬들의 눈과 귀는 벌써 10월 23일의 잠실구장으로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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