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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한국시리즈 중간점검 - KIA 투수편

by 푸른가람 2009.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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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 투수들의 한국시리즈 기록을 통해 SK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불펜진의 우위가 4차전을 치르면서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본 바 있다. 2승2패의 시리즈 전적이 말해주듯 KIA 역시 결코 여유로운 입장은 아니다. 최강의 선발투수 4인방을 앞세워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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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KIA 선발진의 위용, 어디로 갔나

다른 팀에 가면 제1선발을 꿰찰만한 투수들로 짜여진 KIA의 선발진은 보기만 해도 흐뭇할 정도다. 로페즈(14승4패, 평균자책 3.12)를 필두로 양현종(12승5패, 평균자책 3.15), 구톰슨(13승4패, 평균자책 3.24), 윤석민(9승4패7세이브, 평균자책 3.46)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양과 질에서 8개구단 최고 수준이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선발진의 우위는 그대로 드러나는 듯 보였다. 1,2차전 선발 로페즈와 윤석민이 이닝이터로서의 면모까지 유감없이 발휘하며 승리를 따낸 것이다. 특히 2차전에서 윤석민이 보여준 7이닝 무실점 피칭은 압권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성급하게 KIA의 시리즈 스윕을 논하는 팬들도 많았다. 분위기만으로 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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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3차전부터 노출되기 시작했다. 13승 투수 구톰슨은 4안타 2사사구로 무려 4실점을 허용한채 3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12승 투수 양현종은 조범현감독의 우려대로 큰 경기에서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팀을 연패로 빠뜨렸다.

승리투수의 영광에 묻혀 도드라지진 않았지만 로페즈의 투구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8이닝을 던져 QS+ 피칭을 보였지만 실점 역시 적지 않았다. 로페즈가 잘 던졌다기 보단 SK 타자들이 득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 탓도 컸다고 봤을 때 윤석민을 제외한다면 KIA 선발투수들의 성적표는 기대 수준 이하다.


■ 한국시리즈 KIA 투수 기록(4차전 통산)

선수명 출장 선발 이닝 안타 홈런 볼넷 삼진 실점 자책 ERA WHIP
윤석민 1 1 7.0 7 0 2 7 0 0 1 0 0 0 0.00 1.29
한기주 1 0 1.0 1 0 0 1 0 0 0 0 0 0 0.00 1.00
정용운 1 0 0.1 0 0 1 1 0 0 0 0 0 0 0.00 3.00
로페즈 1 1 8.0 6 1 2 7 3 3 1 0 0 0 3.38 1.00
곽정철 2 0 2.2 3 0 1 2 1 1 0 0 1 0 3.38 1.50
유동훈 3 0 2.2 3 1 1 3 1 1 0 0 0 2 3.38 1.50
양현종 1 1 5.2 4 1 2 6 3 3 0 1 0 0 4.76 1.06
구톰슨 1 1 2.0 4 1 2 0 4 4 0 1 0 0 18.00 3.00
서재응 1 0 2.0 3 0 1 3 4 4 0 0 0 0 18.00 2.00
손영민 1 0 1.0 4 1 0 0 3 3 0 0 0 0 27.00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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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불펜진, 유동훈마저 흔들리나


1,2차전은 선발투수가 최소 7이닝 이상을 던져주었고, 유동훈의 마무리 역시 든든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허약한 KIA 불펜진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었다. 역시 문제는 3차전부터 노출되기 시작했다. 믿었던 선발투수가 초반 강판당하자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렸다.

불펜으로 임무를 부여받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서재응은 전혀 '빅리거'답지 못했다. 투구내용도 형편 없었고, 까마득한 후배 정근우와는 불필요한 충돌로 체면을 구겼다. 불과 2이닝동안 4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조범현감독이 남은 경기에서 등판기회를 줄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마인드 문제가 아니라 구위 자체가 떨어진 상태라서 박빙의 승부에서는 믿고 내보내기 어려워 보인다.

우타자 스페셜리스트로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손영민의 성적표는 더 형편없다. 1이닝동안 무려 4안타(1홈런 포함)를 허용하며 4실점했다. 단순히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에 그친다면 다행이겠지만, 시즌 내내 계속된 혹사로 인한 후유증이라면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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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주, KIA  불펜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이채로운 것은 한기주의 활약이다. 물론 단 한경기에 등판해 1이닝만을 던진 결과로 한기주의 활약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큰 경기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데다, 올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던 그이기에 이번 시리즈를 기회삼아 한기주가 부활해주길 많은 KIA 팬들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KIA 불펜진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한기주의 등판 기회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도 한기주는 SK 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기주의 피안타율이 .287였던 것에 비해 SK전 피안타율은 .240로 훨씬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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