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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석 에세이, <쾌락독서>
암담하던 고시생 시절은 벗어났지만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벽에 부딪히곤 했다. 그럴 때 떠올린다. 그래, 나는 에이스가 아니었어. 팀의 주역이 아니면 어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면 그걸로 족한 거 아냐? 누가 비아냥거려도 웃을 수 있게 된다. 죄송함다, 제가 원래 에이스가 아니거든요.
내가 감히 이렇게 책도 쓰고, 신문에 소설도 쓰고, 심지어 드라마 대본까지 쓰고 할 수 있었던 힘은 저 두 마디에서 나온 것 같다. 나도 내가 김영하도 김연수도 황정은도 김은숙도 노희경도 아닌 걸 잘 알지만, 뭐 어때? 어슬프면 어설픈 대로, 나는 나만의 ‘풋내기 슛’을 즐겁게 던질 거다. 왼손은 거들 뿐.
굳이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어서는 아니지만 좀 더 쉽게 필사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책 한 권을 샀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필사를 시작하고, 필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바이블과도 같다는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이다. 사무실에서 어린 왕자 필사를 한 달 정도 꾸준히 하고 있긴 하지만, 좀 더 다양한 문장을 쓰고 싶은 마음에 고른 책이다. 오늘부터 차근차근, 하루도 빠짐 없이 조금씩 조금씩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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